MZ 인재 마음 사로잡는 기업의 비밀, ‘워케이션’
네이버-카카오 등 IT사 앞다퉈 도입… 기업 ESG 경영 실천에도 도움
‘휴가중 일’ 아닌 ‘퇴근후 휴가’ 개념… 경영자-리더 적극적 태도도 중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원격근무가 대중화되면서 원격근무의 한 종류인 ‘워케이션(Worcation)’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워케이션은 일을 뜻하는 영어 단어 ‘work’와 휴가를 뜻하는 ‘vacation’의 합성어로 휴가지에서 일과 시간에는 일을 하고 퇴근과 함께 휴가를 즐기며 일하는 업무 방식을 뜻한다. 네이버,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지난달을 전후해 워케이션을 전면 도입했다. CJ나 한화 등 대기업 역시 워케이션 제도를 시범 운영 중이다. 기업들이 앞다퉈 워케이션 제도를 도입하거나 도입을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2년 8월 1호(350호)에 실린 관련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 워케이션의 기대 효과
기업이 워케이션 제도를 운영하는 가장 큰 목적은 인재 확보다.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취업하기를 선호하는 빅테크나 스타트업의 채용 공고에는 워케이션이 하나의 복지처럼 소개되고 있다. MZ세대가 사무실 근무보다는 워케이션과 같은 원격근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 워케이션은 생산성 및 창의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도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워케이션 경험자 중 상당수는 워케이션을 할 때 일상적인 업무보다는 기존 업무 공간에서는 쉽게 해결하지 못한 신사업이나 신상품 기획, 다음 시즌 홍보 계획 등 창의적 업무를 할 때 효과적이었다고 증언한다.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자연이 어우러진 워케이션 공간의 환경은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가 하면 워케이션은 근로자들에게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실천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워케이션은 기업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실천에도 도움이 된다. 일례로 2021년 CJ ENM은 사내 최초의 ‘ESG 리포트’를 발간하면서 3개 중요 축으로 지구(Planet), 사람(People), 비즈니스(Business)를 설정하고 특히 사람, 인재 확보 차원에서 워케이션을 중요 전략으로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 회사는 작년, 시범적으로 제주도에 매월 직원 10명씩을 보내면서 1인당 숙소비 200만 원을 지원했다. 실제 이 제도가 업무 효율과 구성원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하에 더 많은 임직원에게 기회가 돌아가도록 제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업의 워케이션 도입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워케이션 참여자가 해당 지역에 머무는 동안 온전히 그곳에서 비용을 지출하기 때문이다.
○ 한국형 워케이션 모델의 발전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한국형 워케이션은 개인이나 프리랜서가 주도하는 개인 주도 관광지 연계형에 머물러 있었다. 일정이나 근무시간이 자유로운 프리랜서가 비대면 시대를 맞아 재택근무지를 벗어나 여행지에서 일하는 것이다. 다만 한국은 프리랜서 규모가 크지 않기에 워케이션이 활성화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일부 기업이 워케이션에 참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21년 새로운 근무 형태에 관심이 많은 스타트업이나 대기업이 도입한 워케이션은 기업 주도 관광지 연계형이다. 관광지 연계형이 기대되는 이유는 기업의 참여로 일정 규모의 수요가 확보되면 관광 업계와 지자체까지 관심을 갖게 되면서 미흡했던 워케이션 관련 인프라의 개선과 확충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프라가 개선되면 더 많은 수요자가 참여하면서 워케이션의 공급과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일례로 한화생명은 지난해 한화리조트 산하 브리드호텔에서 자사 직원 대상 ‘리모트워크플레이스(RemoteWorkplace)’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숙소, 간단한 음식 및 활동비를 지원받으며 워케이션을 즐길 수 있다.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자유롭게 근무한다는 워케이션의 본질에 초점을 맞춰 도서관형 카페, 옥상 정원, 요가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 또한 적극적으로 제공했다. 한화생명은 서핑의 성지인 양양의 특성에 맞게 직원들이 서핑이나 요가와 같은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도록 ‘9 to 6’(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근무)에서 벗어나 유연한 근무시간을 적용했다.
○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워케이션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고 그 성과를 평가해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워케이션 도입 시 예상되는 문제점을 발견하거나 본격 시행에 앞서 제도를 정비하고 워케이션을 통한 업무 성과의 목표 수립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 워케이션 파일럿 프로그램 도입 시에는 명확한 업무 원칙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이 필수다.
우선 ‘휴가 중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고 휴가를 즐기는’ 업무 형태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시범 도입 결과 업무 성과가 좋지 않으면 나쁜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향후 본격 도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워케이션을 도입하기로 했다면 경영자 및 리더들의 마인드도 이에 맞게 바꿔야 한다. 관리자가 워케이션을 업무가 아니라 휴가로 인식하거나 비대면 업무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면 이 제도는 제대로 정착되기 어렵다. 이런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리더들이 나서서 워케이션 도입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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