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시장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국채 3년물이 급등하면서 3.5%를 돌파했다. 반면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던 원·달러 환율은 숨고르기를 하면서 이틀째 하락세를 보였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0.22%포인트 상승한 연 3.531%,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6%포인트 오른 3.593%에 거래를 마쳤다. 3년물 상승폭은 지난 6월 13일(0.239%포인트) 오른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년물 금리는 0.249%포인트 뛴 3.533%를, 5년물은 0.208%포인트 상승한 3.598%를 기록했다. 20년물은 0.146%포인트 오른 3.524%를, 30년물은 0.127%포인트 높은 3.47%에 마감했다. 이날 국채 금리는 전 구간 상승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사에 국채 금리 상승폭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기존 2.25%에서 2.5%로 높아졌다. 한은이 금리를 4번 연속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번 금리가 2.25%였을 때 중립금리 하단으로 갔다고 했고 지금은 중간 정도”라며 “물가가 5.0% 이상 높은 수준이 유지된다면 금리를 중립금리 상단까지 올리면서 물가 오름세를 꺾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적정 수준의 금리를 뜻한다.
같은 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42.1원)보다 6.9원 하락한 1335.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6원 하락한 1341.5원으로 출발했다. 장중 1333.9원까지 빠진 환율 최고가는 1342.1원에 불과했다.
앞서 환율은 지난 23일 마감가 기준 1345.5원으로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2009년 4월 28일(1356.8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외환당국 구두개입이 나온 후 장중 한때 1337.0원까지 내려갔지만 다시 상승 전환하며 1340원대에서 등락을 지속한 바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환율에 호재로 작용한다. 이 총재는 최근 환율 급등에 대해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 속에 대다수 국가들의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미 경기 침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고 중국 경기 부양책 효과, 유럽 에너지 가격 변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환율이 크게 올랐다”며 “금리 결정에 환율 급등을 반영하지는 않았지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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