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기업 설비투자, 52년 만에 최대 폭↑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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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8개사 올해 190조원 예상
코로나 위축 작년보다 27% 늘어
20년 정체됐던 임금도 상승세로

일본에서 대기업들의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고도 경제성장기인 1970년 이후 52년 만에 최대 폭을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침체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다만 절대 투자금액으로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해 정상적인 투자가 본격화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책투자은행 조사에서 자본금 10억 엔(약 97억 원) 이상 대기업 1758개사의 올해 설비 투자는 지난해보다 26.8% 늘어난 19조6188억 엔(약 19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동아일보가 별도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설비 투자 증가율은 증가율로는 1970년(27.6%) 이후 최대 수준이다. 코로나19로 2년 연속 설비 투자가 감소한 데 따른 회복세 영향이 컸다. 회복까지 4년이 걸렸던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보다 빠른 페이스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 기업들의 설비 투자 증가를 견인한 것은 탈탄소 분야 및 반도체 투자다. 닛산자동차가 올해에만 4조4000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 생산설비 확대에 나서고 대만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의 영향이 컸다. 일본 주요 상사들이 중동, 호주 등에서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확보를 위해 투자를 늘린 것도 대기업 투자 확대의 요인으로 꼽힌다.

20여 년간 정체됐던 근로자 임금도 오르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노조단체인 ‘렌고(연합)’의 집계에 의하면 올 춘계 노사협상에서 기업들의 평균 임금인상률은 2.07%로 전년 대비 0.29%포인트 상승했다. 일본 상장기업의 30%가 올 1분기(1∼3월)에 역대 최대 이익을 거두는 등 여유가 생긴 데다 물가 인상에 따른 근로자들의 인상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글라스(AGC)가 7월에 기본급 6300엔을 올리며 14년 만에 인상을 단행했고 정보기술(IT)업체 오쓰카상회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7월부터 기본급을 일률적으로 1만 엔씩 올렸다.

KOTRA도 일본 기업들의 전기차와 차세대 배터리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날 KOTRA가 내놓은 ‘일본 친환경 전동차 산업의 경쟁력 분석과 전략 변화’ 보고서는 “일본 기업이 잇따라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며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전고체 배터리 특허 수는 세계 1위다. 또 차세대 배터리로 전고체 배터리를 선택한 일본은 도요타 등 10개 기업이 일본의 기술 우위 확보를 주도하고 있다. KOTRA는 “전동화 후발주자였던 일본 기업이 친환경차 관련 혁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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