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필요시 WTO 제소 진행
日-EU와 공조할 수 있는 장점”
정부, 美 중간선거 전 물밑 작업
대표단 방미… 대응방안 등 협의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이 미국 내에서 만든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세계무역기구(WTO)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규정에 위반될 소지가 높다고 밝혔다. 정부 합동대표단은 미국에 우리의 우려를 전달하고 대응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급히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장관은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IRA가 WTO나 한미 FTA 규정을 위반했느냐는 질문에 “위반 소지가 아주 높고 필요한 경우에는 WTO 제소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미 FTA 규정상 (한미 FTA나 WTO) 두 구제 절차 중 하나를 택하게 돼 있다”며 “두 개를 잘 비교해봐야 하겠지만 WTO로 가면 같은 입장인 일본, 유럽연합(EU) 국가들과 공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 적극적으로 물밑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안성일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과 손웅기 기획재정부 통상현안대책반장, 이미연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 등 정부 합동대표단은 29일부터 31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무역대표부(USTR)를 비롯한 미국 행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를 직접 만난다. 산업부 관계자는 “IRA 내용 중 전기차 보조금 제도에 대한 우리 측의 우려와 입장, 국내 여론 등을 전달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주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USTR 등에 한국의 우려를 전달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안 본부장 방미를 계기로 IRA 관련 양국 협의를 더욱 고위급으로 격상해 이어갈 계획이다. 이 장관 역시 9월 중순 미국을 찾아 미 상무장관과 회담을 가진다.
정부 합동대표단은 방미 기간 중 미국에 진출한 자동차, 배터리 업계와도 간담회를 열어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이 장관은 “국내 자동차 생산 기업들이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 기반 구축 계획을 최대한 앞당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데 (정부가) 그것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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