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등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된 공공기관 14곳이 앞으로 5년 동안 34조 원 규모의 부채 감축과 자본 확충에 나선다. 올 상반기(1~6월)에만 14조 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낸 한전은 2026년까지 부채비율을 280%대로 떨어뜨린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최상대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2~2026년 재무위험기관 재정 건전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가 올해 6월 말 선정한 재무위험기관에 대한 후속조치다. 재무위험기관은 한전을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 발전 5개사(남동·동서·남부·서부·중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석유공사 등 14곳이다.
이들 공공기관이 5년 동안 매각할 자산은 4조3000억 원이다. 한전은 유휴 변전소 부지, 지사 사옥뿐만 아니라 해외 석탄발전 사업에 출자한 지분도 매각한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비핵심 광산을 팔기로 했다. 자산 매각과 함께 추진되는 자본 확충 규모는 10조1000억 원이다.
아울러 사업 조정과 경영 효율화, 수익 확대 등을 통해 총 19조6000억 원의 재무 개선을 이끌어내기로 했다. LH는 단지 조성비, 건물 공사비 등 원가를 낮추고 신규 출연도 제한해 모두 9조 원을 절감한다.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자원 공기업은 3조7000억 원, 한수원과 지역난방공사, 코레일이 2조2000억 원 규모의 재정 건전화에 나선다.
이번 방안에 따라 재무위험기관 14곳의 부채비율은 매년 약 9~34%포인트씩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기관의 평균 부채비율은 올해 말에 345.8%로 추산되고 있지만 부채 감축과 자본 확충이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2026년에는 265%로 떨어진다. 지난해 말 6개에 그쳤던 부채비율 200% 미만 공공기관은 2026년 말 8개로 늘어난다.
특히 올해 연간 30조 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되는 한전의 부채비율은 2026년 282.4%로 하락한다. 연료비 급등으로 올해 말 한전의 부채비율은 369.1%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광해광업공단 역시 재무 개선이 이행되면 4년 뒤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