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지방 등 전국 아파트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거래절벽이 심화되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3년 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11%) 대비 0.13% 하락하며 14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는 2019년 1월 넷째 주(―0.14%)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대 하락률이다. 수도권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도 전주 대비 각각 0.20%, 0.15% 하락해 내림 폭이 커졌다. 수도권은 2012년 9월 둘째 주(―0.22%) 이후, 전국은 2012년 7월 둘째 주(―0.16%) 이후 최대 낙폭이다.
서울은 25개 자치구 모두 하락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원구와 도봉구 아파트값은 대단지 위주로 매물이 쌓이면서 0.25%, 0.27%씩 내렸다. 강남권은 서초구가 지난 주와 같이 0.02% 하락했고 강남구(―0.06%), 송파구(―0.12%), 강동구(―0.06%)는 모두 전주 대비 하락 폭이 커졌다.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거래도 얼어붙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39건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월별 거래량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경기와 인천 아파트값도 각각 0.29%, 0.21% 하락하며 전주보다 낙폭을 키웠다. 사업 지연 논란을 빚은 1기 신도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분당신도시가 있는 성남시 분당구(―0.12%)와 일산신도시가 있는 고양시(―0.11%)는 전주대비 하락폭이 소폭 줄었다. 반면 평촌신도시가 있는 안양시 동안구( ―0.26%)와 산본 신도시가 있는 군포시(―0.17%)는 전주 대비 하락폭이 커졌다.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15% 하락해 지난주(―0.13%)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임대차 시장에 전월세 매물은 넘치지만 금리인상으로 신규 수요가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9% 하락해 전주 대비 낙폭이 커졌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되고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지면서 집값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지금과 같은 거래절벽과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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