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산엑스포 유치 대통령 특사 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2일 03시 00분


대통령실 “유치 지원 위해 임명”… 李, 이달 중하순 英 새총리 예방 추진
佛-그리스 등 경쟁국 사우디 지지에 중립국 英-獨 등 설득 시급 판단
최태원-정의선-구광모-신동빈도 일본-체코-폴란드 등 특사 검토

대통령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특사)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이달 5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뒤를 이을 총리가 발표된 후 이 부회장은 특사 자격으로 영국을 방문해 신임 총리를 예방하는 방안을 타진하게 된다.

대통령실은 나아가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5대 그룹 총수를 모두 각국에 특사로 보내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사될 경우 5대 그룹 총수의 특사 임명이라는 이례적인 조치가 이뤄진다. 그만큼 엑스포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이번 검토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 이재용 부회장, 북중미와 영국 방문
이 부회장은 다음 주 재판 휴정기인 추석 연휴를 전후해 북중미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영국 총리 예방은 9월 중하순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연방 50여 개국의 여론이 엑스포 유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부회장의 유치 행보가 중대한 의미를 갖게 됐다.

이 부회장은 영국 방문에 앞서 주력 시장이자 생산 거점인 미국과 함께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등 삼성의 부산 엑스포 담당 지역인 중미 주요 국가를 방문해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영국 특사 결정과 5대 그룹 총수의 특사 검토가 이뤄지는 것은 아직 중립 상황인 영국, 독일, 일본 등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프랑스, 우즈베키스탄, 그리스 등 일부 거점 국가들이 최근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지지를 표명한 영향도 있다.

당초 대통령실에서는 이 부회장을 부산 엑스포 특사로 단독 임명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시기적으로 ‘8·15 광복절 특별사면’ 직후라는 점과 타 경제인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5대 그룹 총수 모두를 특사로 임명하는 안을 검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민 대통령실 정책조정기획관은 “재계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이 구체적 계획을 갖고 움직인다면 생각해 볼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일각에선 5대 그룹 총수 특사 임명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는 상황이다.
○ 역대 첫 5대 그룹 총수 특사 추진
그룹별 거점 국가와 총수 일정을 고려해 현재 대통령실에서 검토 중인 안은 영국 특사로 확정된 이 부회장 외에 최태원 회장 일본·남아프리카공화국 특사, 정의선 회장 체코·슬로바키아 특사, 구광모 대표 폴란드 특사, 신동빈 회장 일본 특사 등이다.

다만 최 회장의 경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어 특사 임명이 불필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 회장은 15∼17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성 장관 접견을 추진하고 있다. 또 아프리카 대표국인 남아공을 찾아 주변국 여론을 끌어낼 예정이다. 현대차는 체코에 완성차 공장을 갖고 있으며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에 공장이 있다. 신 회장은 일본 내 네트워크가 강한 기업인이다.

나아가 향후 유치 전략에 따라 대통령 특사 파견 대상을 10대 그룹 기업인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민관 합동 유치 활동을 통해 단순히 엑스포 유치의 경제 효과뿐만 아니라 그동안 국내 산업계의 맹점이었던 개도국이나 극소국 네트워크를 비롯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며 “이번 총수 특사 검토를 통해 민관 합동의 의미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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