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기선 HD현대 사장, MZ세대 직원들과 소통 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4일 13시 31분


현대가(家) 3세 정기선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최근 자회사 임직원들을 만나고 함께 식사를 하는 등 현장 소통에 나섰다. 정 사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오너들이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리며 소통 경영을 늘리는 모양새다.

4일 현대중공업그룹 자율주행 선박 자율운항 자회사 아비커스는 자사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정 사장과 직원들의 간담회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정 사장은 1일 서울 강남구 아비커스 본사를 찾아 간담회를 가진 뒤, 인근 식당에서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정 사장은 개인적인 일상 이야기부터 회사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정 사장은 “회사의 확장을 구상했기에 아비커스를 시작했다. 중공업 부문에서는 도전하지 않은 분야였기에, 더욱 시장을 개척하고 싶었다”며 “말이 아니라 행동의 중요성을 믿는다. 아비커스는 그 노력과 핵심 성과를 통해 그 잠재력을 입증했다. 아비커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직원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면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도 동석했다. 정 사장과 권 회장은 직원들과 ‘셀카’를 찍으며 격의 없는 모습을 보였다.


아비커스는 2020년 설립된 현대중공업그룹 사내 벤처 1호로, 약 30명의 임직원이 모두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구성돼 있다. 아비커스는 최근 대형 선박의 자율운항 대양 횡단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으며, 이를 발판삼아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을 판매하는 등 자율운항 부문의 개척자 역할을 하고 있다. 82년 생인 정 사장도 역시 MZ세대에 속한다. 정 사장과 함께 미래를 이끌어갈 회사의 주역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 사장은 아비커스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여러분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나의 일이다.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 가감 없이 이야기하라”고 전했다.

정 사장을 포함해 재계 오너들이 최근 소통 행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직원들과의 소통에 가장 적극적인 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15일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후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R&D(연구개발) 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직원들의 건의사항 등을 직접 들은 것을 시작으로 총 4차례 현장 방문을 진행했다. 특히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셀카’를 찍었으며, 즉석에서 직원 가족과 영상 통화를 하는 등 격의 없는 행보를 보여 관심을 모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NS를 운영하며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직원들과 ‘번개’ 모임을 갖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6월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 초청 ‘마음 상담 토크 콘서트’에서 직원들과 섞여 강의를 듣다 불쑥 질문을 던지고, 강의 후 직원들과 셀카를 찍는 모습을 보였다.

재계에서는 오너 일가의 소통 행보 강화는 탈권위적인 모습을 보임으로서 수평적 조직 문화 만들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사내에 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 젊은 직원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마음을 얻어야 인재 이탈을 막고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MZ세대인 3세 경영인들이 경영 전반에 나서면서, 카리스마를 중시하던 선대 경영인에 비해 소탈한 소통 방식을 선호하고 이를 어색해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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