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75원도 뚫었다…13년 5개월만에 최고

  • 뉴시스
  • 입력 2022년 9월 5일 11시 30분


원·달러 환율이 전장대비 10원 가까이 뛰어 오르면서 금융위기 수준인 1370원을 돌파했다. 장중에는 1375.0원까지 올랐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62.6원) 보다 8.8원 오른 1371.4원에 마감했다. 장 마감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70원을 넘어섰다. 지난 2일 기록한 연고점(1362.6원)을 1거래일 만에 다시 경신했다.

이날 환율은 1365.0원 원에 개장한 뒤 한때 1361.7원까지 내렸다가 다시 반등해 1375.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고가 기준으로도 2009년 4월 1일(139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 시작 전부터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성 발언에 나섰으나 고공행진 하는 환율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모두 발언에서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면서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하에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해 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가 20년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한 영향으로 주요국 통화 모두 달러화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도 8월 들어 무역수지 악화, 위안화 약세 영향 등이 중첩되며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강달러에 비해 원화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질의에 “그 전에는 원화 가치가 덜 떨어졌는데 어떤 기간을 두고 보는지에 따라 답이 다르다”고 말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10을 돌파했다. 미 동부시간으로 4일 오후 10시 34분 현재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45% 오른 110.05에 거래중이다. 달러인덱스가 110을 넘어선 것은 2002년 6월 19일(110.190) 이후 20년 3개월 만이다.

유로화는 러시아의 유럽지역 천연가스 공급망 ‘노드스트림1’의 무기한 중단 발표에도 유럽연합(EU) 차원 대응책 발표에 하단이 지지됐다. 위안화는 바이든 정부의 대중 무역체제 유지 계획 속 약세가 연장됐다.

달러 가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의 목표수준 안정이 확인되기 전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연일 치솟고 있다.

미국 8월 비농업 고용지표는 예상(30만)을 상회한 31만5000개 증가하며 견고한 모습을 연출했다. 다만 실업률이 3.5%에서 3.7%로 상승했고 노동시장 참가율 역시 62.1%에서 62.4%로 상승했다.

미 증시는 3대지수 모두 하락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37.98포인트(1.07%) 떨어진 3만1318.4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2.59포인트(1.07%) 내린 3924.26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에 비해 154.26포인트(1.31%) 떨어진 1만1630.86을 기록했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2.08% 내린 3.195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3.31% 내린 3.395%를 기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글로벌 위험자산 부진 연장, 유로화를 제외한 주요통화 약세 지속, 역외 롱플레이 (매수) 유입에 장 시작부터 연고점을 넘었다”며 “환율이 1350원을 돌파한 이후 공격적인 역외 롱플레이가 원화의 나홀로 추락을 주도하고 있고 유로화를 제외한 주요 통화 약세, 위험선호 부진에 따른 주식시장 외국인 순매도 등으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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