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에 이랬으면…예금금리 올리고, 대출금리 내리고

  • 뉴시스
  • 입력 2022년 9월 6일 14시 03분


금리 인상 기조 속에 주요 은행권의 금리 3%대 정기예금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4%대를 바라보고 있다. 반면 대출금리는 연이어 내리는 추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 공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잠정) 정기예금 중 금리 4% 이상 비중은 1.2%로 나타났다. 금리 4% 이상 정기예금 비중이 0%를 벗어난 것은 2013년 4월 이후 약 9년 만에 처음이다.

금리 3~4%미만 비중은 45.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월의 16.4%에서 28.6%포인트 급증했다. 금리 2~3%미만 비중은 41.7%로 집계됐으며 2% 미만은 13.3%에 그쳤다.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3%대 중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 연 3.60% 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 금리는 최고 연 3.53%다.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은 최고 연 3.50%,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최고 연 3.45%의 금리를 적용한다.

은행권에 3% 중반대 정기예금이 주류로 자리 잡은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지난달부터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되면서 은행권이 수신금리를 올린 영향이다. 전날에도 NH농협은행이 최고 연 3.55% 금리를 제공하는 비대면 전용 정기예금 ‘NH올원e예금’ 특판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출금리는 내리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전날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금리를 낮췄다.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0.3%포인트,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2%포인트, 개인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낮췄다. 신한은행의 금리 인하는 앞서 개인신용대출과 생활자금목적 주담대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낮춘 지 열흘 만이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25일 혼합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 낮췄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이달 1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를 최대 0.85%포인트, 혼합금리 상품의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은행별 예대금리차가 비교 공시되자 은행권에서는 ‘1위만은 피하자’는 분위기다. ‘과도한 이자장사를 하는 은행’이라는 낙인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달 20일에는 8월 신규 취급한 예대금리차가 공시될 예정이다.

가계대출도 감소세도 금리 인하 요인으로 꼽힌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4509억원으로 전월보다 9857억원 감소했다.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해 지난해 말보다 12조원 넘게 줄었다.

반면 예금금리 인상에 정기 예·적금 잔액은 증가세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729조8206억원으로 전월 대비 17조3714억원 늘었다. 정기적금은 38조7228억원으로 같은 기간 6060억원 증가했다.

다만 예금금리 인상은 추후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예·적금 금리는 당분간 오르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는 은행의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져 대출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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