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꿈틀대는 공매도…한 달 만에 2.5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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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9월 6일 14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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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미국발 긴축 우려가 재부각되며 증시가 급락하자 공매도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은 하루만에 3000억여원을 거래하기도 했다. 증시 부진에 따른 가격 조정 기회를 틈타 ‘큰손’의 공매도가 적극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공매도 거래대금은 6783억원으로 지난달 1일(2648억원)보다 2.5배가량 증가했다. 일일 공매도 거래대금이 6000억원을 넘은 것은 6월17일(7723억원) 이후 82일만이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에도 각각 5433억원, 5484억원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졌다. 5000억원대의 공매도 역시 6월말 이후 두 달 여 만이다. 다만 전날(5일)에는 3688억원으로 거래 규모가 감소했다.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6월 ‘불법공매도 엄단’을 강조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취임 이후 3000억원 안팎에서 오르내리며 안정세를 보였다. 7월말 금융위, 금감원 등이 관련 제도 보완 방안을 발표한 뒤에는 8월 들어 2000억원대까지 줄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발 긴축 우려가 재부각되자 거래대금이 늘었다. 거래 주체별로는 기관투자자들의 공매도 거래가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8월 기관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975억원에 불과했으나 9월1일 3234억원, 2일 2096억원에 달했다. 5일에도 1136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거래에서 기관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달 20%선에 그쳤으나 이달에는 30~40%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외국인 거래대금은 지난 1일 3453억원까지 늘며 지난달 일평균(2427억원)보다 증가했으나 5일에는 2453억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외국인 공매도 비중은 50~60%까지 떨어졌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낮은 가격에 다시 사들여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주가가 하락할 때 공매도가 이뤄지면 추가 하락 요인이 되기도 한다.

공매도 증가는 지난달 상승 국면을 맞은 코스피지수가 최근 하락 국면을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6일 2546.35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26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매파적(긴축선호) 발언 이후 급락하며 지난 5일에는 2300선까지 하락했다. 최근 6거래일간 코스피 하락률은 6%에 육박한다.

전체 거래액 대비 공매도 거래 비중도 늘었다. 지난달 코스피·코스닥 거래액 중 공매도 점유율은 하루 평균 2.4% 수준이었는데 9월1일에는 4.49%까지 증가했다. 지난 5일에도 3.1%를 기록했다.

공매도 물량이 몰린 종목은 금융, IT 등이었다. 지난 1일 금호타이어와 넷마블의 거래대금 중 공매도 비중은 30%에 달했다. 메리츠금융지주 비중도 29%를 넘었다. 2일에는 하나금융지주 거래의 41%가 공매도 물량이었다. 금리인상 영향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종목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준이 잭슨홀 미팅 이후로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릴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가격 조정 기회를 노린 공매도가 증가한 것”이라며 “기관과 외국인은 (공격적인) 투자 성향과 접근 방식이 굉장히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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