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영역과 독보적인 색깔을 지니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우성건영㈜의 오병환 회장은 디벨로퍼이자 건설인으로 알려져있다.
‘디벨로퍼’는 토지 매입부터 기획, 설계, 마케팅,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며 부동산 등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전문가를 말한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이후 창조적인 도시를 개발하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업계를 대표하는 디벨로퍼인 오 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 부동산시장의 미래와 성공 비결에 대해 전했다.
유통업 경험을 통한 탁월한 상권 분석 능력
부동산 산업이 발달한 미국, 일본의 경우 거물 디벨로퍼 하나가 부동산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면 도시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꿔 놓기도 한다. 뉴욕의 중심가 개발을 주도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후 대통령까지 오른 도널드 트럼프와 도쿄 유명 관광지 롯폰기힐스 프로젝트의 장본인 모리 다키치로 등이 대표적이다.
오 회장은 디벨로퍼로서 역할과 책임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경영자다. 그는 단단하게 다져진 유통업 경험으로 2001년 사업 초기부터 부동산 시행 및 건설업 부문에 전문성을 확보했고 현재는 관리, PM까지 아우르는 종합 건설사로 성장했다.
종합건설사의 모습을 차츰 갖춰나가며 외연이 성장하자 시행, 시공, 종합건물 관리 PM 부문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이후 원스톱 디벨로먼트로 성장해 공기 단축, 품질 향상, 원가 절감 심지어 빠른 정보력까지 갖춘 회사를 만들게 됐고 이에 따라 대외적인 신용도가 상승하는 효과를 얻었다.
국내 상업시설의 트렌드 주도
‘땅은 생물이다’ 오 회장은 이런 지론으로 현장에 대한 파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국내외 부동산 경기와 민감한 흐름을 꾸준히 연구하고 분석하는 일은 디벨로퍼의 기본적인 자세”라고 말했다.
오 회장은 공사현황과 현장별 분양 현장을 집무실 게시판에 매일 체크해 업데이트한 상황을 붙여놓고 수시로 상황을 파악한다. 그는 “직접 인테리어와 공간 설계에도 참여해 많은 심혈을 기울여 스마트홈 탑재, 학원 차량 전용 주차 구역 설치 등 이용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세심한 노력이 수익형 부동산 사업에서 꾸준한 성장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오랜 시간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우성건영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며 지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성장과 안정의 조화
오 회장은 ‘기업은 급성장 보다는 안정을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성장이 더 중요하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생각으로 사업에 과도한 욕심을 배제해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건실하게 버틸 수 있었다. 그는 “지금도 어려운 시기지만 태풍에 대비해 방파제를 쌓듯이 충분히 미래에 대한 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건설사는 재무적으로 불안정할 때가 많은데 우성은 현재 계열사 포함 순자산이 수천 억에 이르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건설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오 회장은 “최근 10년간 매년 평균 약 340개의 부동산 개발업체가 국토부에 등록되고 있다”며 “경쟁기업은 꾸준히 생겨나지만 관련 산업 육성 정책 부재 등으로 산업의 발전은 정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업계에 종사하면서 기존 기업 간의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일찍이 분석하고 항상 시장에 면밀히 대응하며 리스크를 대처하는 노력을 이어 갔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불황 조짐이 보이자 오 회장은 회사 소유의 땅(4필지 1블록)을 매각하고 부채비율 제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또한 “폭등하던 집값, 전셋값이 폭락할 것을 미리 예감했기 때문에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준비를 했다”며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는 4계절을 언급하며 지금 우리는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선진국형 건축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 아이디어 제시
오 회장은 국내 건설문화 변화와 혁신을 위한 제언을 아끼지 않는 경영인이기도 하다. 그는 평소 “도심의 경관을 경쟁력과 예술성 있게 가꾸려면 민관 협력을 통해 ‘선진국형 건축, 건설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라고 강조해왔다. 선진국형 건축문화가 곧 관광문화산업으로 연계된다는 믿기 때문이다.
디벨로퍼의 아이디어와 국가의 관심과 지원이 도시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그는 지자체 혹은 정부 단위의 과감한 정책 변화와 실행이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그는 집값 문제를 잡기 위해선 강남 지역을 대체할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오 회장은 성남 공항 이전을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하며 인천, 김포공항으로 국가 의전을 담당하고 군 시설을 군 공항으로 재편성할 경우, 기존 강남보다도 더 좋은 도시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모든 물가가 오르는데 쌀값은 떨어지고 있다며 “농업진흥구역(절대농지) 일부를 과감하게 풀어 중산층 서민이 거주할 수 있는 공동주택을 대거 공급할 경우, 국민 주거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한다. 경부, 영동, 서해안 등 고속도로 주변 등 교통이 우수한 지역의 농업진흥구역(절대농지)을 물류센터, 공장, 지식산업센터 등으로 개발할 경우 우수한 입지로 인해 수많은 기업이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역발전 및 활성화에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물류의 이동거리를 최소화시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1기 신도시 갈등을 언급하면서 “조건없는 인센티브는 형평성 문제만 야기될 수 있다”며 인센티브의 해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건폐율을 줄이거나 건물의 외관 및 조경의 특화, 유치원·복지시설 등 도심의 기여도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제를 도입한다면 상호 이익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토지활용과 아름다운 스카이라인 확보도 가능할 것이고 이는 도심의 경쟁력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대학을 용도 변경해 리조트, 시니어타운, 주거시설 등 용지의 활용도를 현실적으로 고민할 시기가 도래했다”고도 전했다.
‘화합과 소통’을 기반으로 한 비전 제시
우성건영은 설립 이후 70여 개 상업·업무시설을 공급하면서 국내의 중견 건설사 및 디벨로퍼로서 명성을 확고하게 다졌다. 오 회장은 꾸준히 사업 구조를 유연하게 조절하며 혁신을 창출하는 기업으로서 대중의 인식을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회사의 성과를 더 끌어올린다는 확고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다. “5년 후 신용등급 ‘AA’와 건설업 시공능력평가 순위 70위 진입이 목표”라며 “그러기 위해 기존 사업인 상가, 오피스텔 분야 외에도 공동주택, 하이엔드 주거상품, 주상복합, 시니어타운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성건영은 첫 번째 발걸음으로 동탄신도시에 첫 번째 주상복합을 준비하고 있다.
오 회장은 미래 비전의 기본조건은 오너와 직원들 간의 ‘화합과 소통’이라고 말한다. 그룹사의 모습을 갖춘 우성건영은 항상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며 평생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전반적인 경제 위기로 인해 회사의 수익률이 감소하였지만 올해 직원들의 연봉은 최대 30%까지 인상했다. 오 회장은 “우성건영은 전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함께 성장하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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