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선박을 건조하는 국내 중소 조선산업은 전 세계 신조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 산업이자 국가산업이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된 지원 효과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중소 조선산업 대표 기업 동일조선㈜의 김성태 회장이 국내 소형조선 부문에서 경쟁력을 찾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조선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장비, 시설개발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한국중소조선공업협동조합’(1962년 설립, 87개 회원사)을 사례로 들었다. 이 조합은 설계부서를 따로 자체 운영할 능력이 없어 1996년 9월 회원사들의 출자금으로 중소조선연구원이 설립됐다.
설립 취지는 선박건조 관련 기획, 설계, 계약, 생산 공정, 선박 인도에 이르기까지 중소조선사의 구조 고도화 및 기술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이었지만 현재는 연구 실적을 위한 과제 개발 및 연구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것이 초기 설립 목적에도 위반되며, 중소형 조선소가 체감하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그가 전한 업계 상황이다. 또한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2001년 설립), 중형선박설계사업단(2018년 설립), 친환경선박설계기술사업단(2022) 등 다수의 조선산업 관련 연구기관이 설립돼 연구과제가 중복되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연구비 남발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조선 관련 연구기관의 기능 조정, 예산 배정 및 개편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정부기관에서 기존 설계전문 연구개발원의 기능을 재조정해서 중소형 조선사들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형선박에 특화된 설계, 연구, 개발을 전담할 ‘한국중소형선박건조연구개발원’ 설립 필요성을 주장했다. 글로벌 중소형 조선시장에서의 생존 전략은 설계 기술 능력에 달려 있기 때문에 정부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해당 연구개발원에 별도 자금을 출연하고, 연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발까지 연계함으로써 중소조선 산업체에 실제적 효과가 있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김 회장은 한국해양대를 졸업해 해군 장교를 거쳐 오랜 승선 생활과 경험을 바탕으로 ㈜코르웰을 설립했다. 1992년에 동일조선㈜을 인수하며 선박 수리, 정비, 개조, 공사 등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이후 국내 해운업계, 특히 중소 조선업 발전에 크게 공헌한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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