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주도로 구성된 전문가 위원회가 ‘가맹 택시 호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배차 알고리즘에 차별 요소가 없다”는 결과를 내놨다.
모빌리티 투명성위원회는 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 택시 배차 과정을 검증한 결과 가맹과 일반 택시를 차별하는 변수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투명성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하여 구성해 3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기구다.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대한교통학회가 추천한 교통 분야 전문가 5명으로 구성해 카카오T의 택시 배차 시스템을 검증했다.
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로부터 올해 4월 카카오T에서 발생한 중형택시 호출 데이터 17억 건을 전달받아 알고리즘을 분석한 결과 “배차 과정에서 가맹 택시와 비가맹 택시를 구분하는 변수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T에서 택시 호출이 발생하면 직선거리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빈 택시들이 모두 검색돼 하나의 ‘후보군’으로 설정된다. 여기에는 가맹, 일반 택시 기사가 모두 포함된다. 이들 가운데 인공지능(AI)이 ‘수락 확률’이 높은 기사를 추천해 배차한 뒤 수락 여부를 물어본다. 기사가 배차를 거절할 경우 수락이 이뤄질 때까지 예상 도착 시간 기준에 따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기사들에게 반복해서 배차 여부를 물어본다.
위원회는 가맹 택시가 상대적으로 배차 확률이 높아 보이는 것은 일반 택시가 장거리 운행을 선호하면서 배차 수락률이 가맹보다 낮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위원회는 “일반 택시 기사는 수익성이 높은 호출을 우선적으로 수락하면서 배차 성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일반 기사는 콜 수락 전에 목적지를 알 수 있는 반면, 카카오T의 가맹 택시 서비스인 ‘블루’의 경우 기사가 이용자의 목적지를 미리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수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위원회에 따르면 일반 택시의 운행 거리 10km 이상의 장거리 운행 비율은 22%였다. 호출 비율보다 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같은 거리 기준으로 가맹 택시가 받은 장거리 호출 비율은 18%였고 운행으로 이어진 것은 17%로 오히려 1%포인트 낮아졌다. 투명성위원회는 “일반 택시 기사가 단거리보다 장거리 운행을 선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이러한 가맹 택시 호출 몰아주기 의혹이 커진 것은 카카오모빌리티 측의 소통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단했다. 여화수 KAIST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이해관계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기회를 갖고 부족했던 소통을 늘리는 게 회사가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택시 기사의 배차 기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시간대와 지역별로 분석할 예정이다. 또 카카오T의 기사 대상 유료 서비스인 ‘프로 멤버십’의 세부 기능이 배차 기회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추가 조사하기로 했다. 이러한 내용은 최종 보고서에 담아 추후에 발표할 계획이다.
위원회의 발표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주도로 구성된 위원회의 자체 조사 결과여서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과 일반 택시를 차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자료를 내놓았던 서울시 측은 계속 조사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식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시 내부적으로도 호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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