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허리 휘는 차례상… 간편식-명절 도시락 인기 ‘둥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8일 03시 00분


작년보다 차례 비용 8.5% 올라… 상차림에 쓸 수 있는 동그랑땡 등
간편식 매출 최대 80% 늘어… 혼자 추석 보내는 ‘혼추족’ 위해
편의점 소갈비 도시락도 선보여

경기 수원시에 사는 주부 김미영(가명·63) 씨는 추석 차례상에 올릴 전 재료를 사러 대형마트를 찾았다가 높아진 물가를 실감했다. 애호박 1개에 3000원, 동태포 한 팩에 1만4000원으로 작년보다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김 씨는 당초 집에서 전을 부치려던 계획을 바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간편식 동그랑땡과 떡갈비를 샀다. 김 씨는 “성균관에서도 차례상 간소화를 제안한 데다 물가도 오른 만큼 올해부터는 차례상 음식 수를 줄일 계획”이라며 “간편식이 가격도 싸고, 상차림의 번거로움도 없어서 편리하다”고 했다.
○ 차례상 비용 8.5%↑…간편식 찾는 소비자들
7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추석을 앞둔 1, 2일 서울 25개구에서 시장 및 마트 제수용품 24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4인 가족 기준 평균 32만3268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만7921원에서 1년 새 8.5%가 오른 것이다.

고물가로 인해 추석 차례상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고 조리가 쉬운 간편식으로 몰리고 있다. 7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명절 간편식 제품의 지난달 매출이 7월 대비 2.4배 늘어났다. 비비고 동그랑땡이 전달 대비 3.5배 이상 증가했고, 바싹불고기(50%), 남도떡갈비(40%)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신세계푸드도 이날 추석 연휴를 앞둔 1일부터 6일까지 가정간편식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늘어났다고 밝혔다. 명절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전류 중 ‘올반 동그랑땡’ 판매량이 80% 늘어났다. 지난달 23일 신세계푸드가 진행한 추석 특집 간편식 라이브 방송에서는 ‘올반 동그랑땡’을 비롯해 떡갈비, 너비아니, 메밀전병 등으로 기획 구성해 선보인 ‘명절 한상차림 기획 세트’ 1000개가 90분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온라인몰 마켓컬리도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추석 상차림 관련 상품 판매량이 지난해 추석 기간(8월 26일∼9월 12일)보다 18% 늘었다고 밝혔다. 마켓컬리에서 판매하는 모둠나물, 삼색나물, 시래기, 무나물 등 나물류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고(58%), 갈비찜(37%), 전(33%), 잡채(30%) 등도 인기를 모았다.
○ 혼추족 겨냥한 도시락 매출도 증가세
혼자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한 편의점 도시락 매출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7일 GS25는 지난해에 출시한 추석 명절 도시락 매출이 직전 해 같은 기간 대비 195% 늘었다고 밝혔다. GS25는 명절 간편식 소비 증가 트렌드를 반영해 오색한가위도시락(9900원), 전통그잡채(3500원) 등을 출시했다. CU도 지난해 기준 국밥, 떡볶이, 떡국, 우동 등 냉장 즉석식의 매출이 168% 올랐다. 올해는 한국문화재재단에서 운영하는 한국의집과 손잡고 소갈비 한상 도시락과 소고기 골동반을 각각 8900원, 7900원에 내놨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명절에 고향을 찾지 못하는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편의점이 식당 역할을 한다”며 “명절용 간편식에 익숙한 1인 가구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고물가#차례상#간편식#도시락#명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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