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쇼크]
수출 7% 증가속 수입은 21% 급증
8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 커져
재정-경상수지 ‘쌍둥이 적자’ 우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 부진으로 무역적자가 5개월간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상품수지마저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경상수지는 간신히 흑자를 냈지만 8월엔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이 커져 올해 예고된 재정적자와 함께 ‘쌍둥이 적자’가 발생할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
7일 한은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10억9000만 달러(약 1조5000억 원)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흑자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66억2000만 달러 줄었다. 2011년 5월(79억 달러 감소) 이후 역대 두 번째로 감소 폭이 컸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상품 수출과 수입의 차액)는 1년 전보다 67억3000만 달러 줄면서 11억8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상품수지가 적자를 낸 건 2012년 4월(3억3000만 달러 적자) 이후 처음이다. 수출은 6.9% 늘었지만 수입이 21.2% 급증하면서 증가율이 수출의 세 배에 달했다.
한은은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94억7000만 달러)를 낸 8월에는 경상수지도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본원소득수지나 서비스수지를 봐야겠지만 현재로선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가 4월 상품수지 악화에 해외 배당이 겹치면서 적자를 냈다. 만일 경상수지가 8월 적자로 돌아서면 재정수지 적자와 함께 ‘쌍둥이 적자’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0조 원이 넘는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빈번한 경상수지 적자는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리고 환율 상승 압박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상수지는 일정 기간 외국과 상품, 서비스, 임금, 배당소득 등을 거래해 발생한 차액을 말한다. 경상수지에 포함되는 상품수지는 상품의 소유권 이전을 기준으로 무역 통계를 내지만 무역수지는 관세청이 매월 발표하는 통관 기준으로 수출입을 계상한다. 상품수지와 무역수지 모두 기본적으로 상품 수출과 수입의 차액을 뜻하지만 일부 상품은 통관 시기와 소유권 이전 시기가 다르고, 가격 평가 기준도 수지별로 달라 차이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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