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가짜 뉴스 ‘딱지’ 붙자… 일반인 확산 줄고 인플루언서 포워딩은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14일 03시 00분


‘포워딩 제한’땐 일반서 빠르게 확산
“목적에 따라 정책 개입 방식 달라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짜 뉴스’가 무분별하게 제작되고 확산되는 현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SNS 플랫폼들도 각종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가짜 뉴스의 확산은 멈추지 않고 있다. SNS 플랫폼이 이러한 현상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선 어떤 전략을 써야 할까.

홍콩과학기술대의 연구진은 중국 최대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시나웨이보를 대상으로 SNS 플랫폼에 대한 개입 조치가 가짜 뉴스의 확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시나웨이보는 2012년 5월부터 가짜 뉴스로 식별된 콘텐츠에 별도로 표시를 했다. 또 2013년 8월부터 가짜 뉴스를 생성하고 공유한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포워딩할 수 없게 제한하는 사용자 규제 정책을 시행했다. 이에 연구진은 시나웨이보의 두 가지 조치, 즉 가짜 뉴스에 대한 콘텐츠 표시와 가짜 뉴스 유포자에 대한 포워딩 제한이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지를 각각 분석했다.

연구 결과 가짜 뉴스에 표시를 하는 조치는 가짜 뉴스가 일반 SNS 이용자들에게 확산되는 것을 막았다. 그런데 콘텐츠 표시가 된 가짜 뉴스는 유포자와 직접 연결된 팔로어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더 많이 포워딩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 사용자, 즉 인플루언서들이 가짜 뉴스로 판명돼 표시가 붙게 된 콘텐츠를 적극 포워딩한 나머지 가짜 뉴스의 영향력을 증가시킨 것이다. 한편, 특정 사용자의 콘텐츠 포워딩을 제한하는 정책은 가짜 뉴스가 유포자의 팔로어들 사이에서 직접 포워딩되는 현상을 줄였다. 하지만 다른 일반 SNS 이용자들에게 가짜 뉴스가 넓고 빠르게 확산하는 것은 막지 못했다.

본 연구는 가짜 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SNS 플랫폼 차원의 정책적 개입이 그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먼저 잘못된 콘텐츠에 별도 표시를 할 경우 가짜 뉴스가 널리 확산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지만 소수의 사용자들 사이에서 폐쇄적으로 공유됨으로써 그 부작용이 증폭, 강화되는 반향실(echo chamber) 효과가 늘었다. 반면 가짜 뉴스 유포자의 포워딩을 제한하는 조치는 이들과 소셜미디어상에서 약한 연대를 가진 사용자들에게는 오히려 잘못된 정보가 넓고 빠르게 퍼져나가는 현상을 가속화시켰다.

따라서 SNS 플랫폼 사업자는 본 연구 결과를 참고해 정책적 개입이 가짜 뉴스의 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적절한 정책적 개입이 무엇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가짜 뉴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완벽한 해결 방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책적 개입의 구체적인 목적에 따라 개입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가짜 뉴스가 넓게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게 목적인지, 확산 속도를 늦추는 게 목적인지, 혹은 성향이 비슷한 사용자들 사이의 공유를 방지하는 게 목적인지 등에 따라 개입 방식과 방향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가짜 뉴스#sns#포워딩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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