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이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에 대해 미국 자동차업계도 제대로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미국자동차협회는 한국산 전기차도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치권 설득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자동차협회(AAI·Alliance for Automotive Innovations)의 존 보젤라 회장과 미팅을 갖고 IRA 관련 현안에 대해 이같이 협의했다고 전했다.
협회에 따르면 정 회장은 보젤라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IRA가 발효되면 미국 내에서 판매 중인 72개 전기차 모델 중 70%가 세제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 배터리 부품의 북미 제조 등의 조건이 전기차 보급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을 들면서 법 발효 이후 미국 전기차 시장의 변화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보젤라 회장은 “법 시행 이후 아직 의미 있는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공급 측면에서 자동차업계가 아직 재고 부족,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차질을 겪고 있어 앞으로 수개월간 전기차 시장에서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IRA에 의한 소비자 구매 지원은 의회에서 1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전격 이뤄져 AAI조차 놀랐다”며 “따라서 미국 업계나 행정부 대응도 불가능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산업기반 확대는 배터리 광물, 배터리 부품 등 배터리 산업기반 확대가 동시에 이뤄져야 가능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북미나 FTA 체결국에서 생산된 원료나 부품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나 일본 등에서 생산된 원료나 부품도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이 AAI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 회장은 “배터리, 배터리 소재 혹은 배터리 부품뿐만 아니라 완성 전기차에 대해서도 한국산을 미국산과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며 “한국은 미국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과 효력이 유사한 FTA를 체결한 국가이므로 한국산 전기차도 미국산과 동등하게 세제혜택을 누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젤라 회장도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이번 입법이 산업 관점보다는 정치적 관점에서 정치권에 의해 이루어진 점을 감안해 AAI도 미국 정치권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측도 외교채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미국 정치권 설득에 노력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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