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자 다시 주요 가공품 인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각종 식품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이 지속되는데다 인건비 등도 늘어나 제품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상 요인으로 꼽았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향후에도 식탁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군 가격 인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10월부터 우유, 유제품, 밀가루와 돼지고기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주요 제품군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유 비롯해 유제품 10월부터 인상 본격화 예상 우유 제품 가격은 다음달부터 인상이 본격화될 수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확정했다. 낙농제도 개편안을 처리한 만큼 양측은 사료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 생산비 부담에 따른 원유가격 인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낙농협회는 원유 기본가격 조정협상위원회를 통해 원유 가격 인상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원유 가격은 2020년 이월된 생산단가 인상분 18원에 더해 올해 상승한 생산단가 34원까지 합쳐 52원±10% 수준에서 결정될 수 있다.
올해 원유 가격은 적게는 47원에서 많게는 58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는 원유 가격 인상폭이 지난해의 2배를 웃돌경우 가공업체들의 유제품 가격 인상도 500원 안팎으로 이뤄질 수 있다.
우유 제품 가격이 오를 경우 우유를 재료로 사용하는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등의 인상이 본격화될 수 있다. 또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도 우유 제품을 사용하는 라떼 제품군 중심으로 판매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다.
◆해외 의존 높은 밀가루 사용 가공식품도 인상 임박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가공 식품 가격도 급등할 수 있다. 국내 제분업계는 밀가루 주원료가 되는 소맥을 대부분 미국과 호주에서 구매하는데 최근 국제 밀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구입비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라면과 과자가 대표적이다. 라면업계와 제과업계는 밀가루 가격 상승을 고려해 추석이 끝나자 마자 가격 인상에 나섰다. 농심을 필두로 팔도, 오뚜기 등이 제품가격을 올렸다. 제과업계에서는 오리온이 9년만에 가격 인상에 나섰다.
라면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제과업계의 경우 롯데제과와 해태·크라운 제과 등이 주요 제품군 가격 조정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빵의 경우 국제 밀 가격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품목이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밀가루 제조사로부터 국제 밀 가격 상승 또는 하락분을 적용해 제품을 공급 받고 있어 가격 인상 요인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밀가루가 제품을 만드는데 있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계절면의 가격도 치솟을 수 있다. CJ제일제당을 비롯해 풀무원 등 계절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업체들도 제품 가격 인상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식용유 가격 급등에 치킨·햄버거·돈까스 등 외식업계 고민↑ 치킨과 햄버거, 돈까스 등 식용유를 많이 쓰는 외식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최저가가 3만원선에서 거래된 18ℓ 식용유 가격이 6만원 이상으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거래되는 해표 콩기름 식용유(18ℓ)는 7만4490원, CJ제일제당 백설 해피스푼 콩식용유(18ℓ) 7만9500원, 오뚜기 콩기름 18ℓ 6만9300원 등에 거래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올 연말에도 외식 업계의 가격 인상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식용유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만큼 튀김류 제품은 팔수록 손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 인상이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튀김류를 판매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식용유 가격 인상으로 대부분 다 어렵다고 보면 된다”며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해외 주요 시장에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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