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2022 독일 하노버 상용차 박람회(IAA)’에 마련된 테스트 드라이빙 현장. 현대자동차와 이베코가 협력해 이날 처음 공개한 수소 밴(VAN) ‘e데일리’가 등장하자 관람객들이 일제히 몰려가 셔터를 눌러댔다. 볼보트럭의 중형 전기트럭도 웅장한 모터음을 내며 시승 코스를 돌고 있었다. 미국 니콜라와 이탈리아 이베코가 협업해 하노버 항구에서 운행 중인 전기트럭은 큰 트레일러를 이끌고 시승 코스를 돌았다.
시승 코스에 등장한 차량들은 업체들의 주력 상품들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이들 차량 외관엔 공통적으로 ‘Zero Emission’(탄소 중립) 관련 슬로건들이 적혀 있었다. 상용차 업계에서도 친환경 차량이 트렌드를 넘어 대세가 된 셈이다.
올해 IAA의 핵심 테마 역시 친환경이다. 업체들은 앞다퉈 친환경 제품과 기술 등을 선보였다. 현대차는 이탈리아 상용차 전문 기업 이베코그룹과 함께 수소전기 밴 e데일리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e데일리는 이베코그룹의 대표 밴 데일리를 기반으로 한 7t짜리 대형 밴이다. 현장에서 만난 e데일리의 차량 앞면에는 ‘Powered by Hyundai’라고 적혀 있었다. 현대차가 개발한 90kW(킬로와트)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이 차의 동력원이다.
1회 충전 시 350km를 주행하고 충전 시간은 15분 내외, 최대 적재량은 약 3t이다. 스위스와 독일에 이미 상륙한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에 이어 새로운 수소상용차 라인업을 갖추게 된 것이다. 마틴 자일링어 현대차 상용개발담당 부사장은 “이베코와의 협력은 탄소 중립 전환 가속화의 성공 사례이며 (시장 선점을 위해) 향후 몇 년 동안 더 큰 협력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업체 중 유일하게 IAA에 참가했다. ‘새로운 전기차 시대를 견인한다’를 주제로 상용차에 특화된 배터리 소재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급속 충전과 수명을 늘린 각형 6세대 배터리(P6)를 선보였다. P6은 에너지 밀도가 높아 수명이 길고 충전 속도도 빠르다. 이 회사는 또 상용차 전용 모듈 및 팩 혁신 기술을 선보여 고객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 전 세계 최초의 대형 전기트럭 양산 라인을 구축한 볼보트럭은 이날 FH 일렉트릭 대형 트럭(44t)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새로운 전기 리어 엑슬(전기모터와 변속기를 하나로 합쳐 배터리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게 한 제품)을 공개했다. 한 번 충전에 3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모델이다. 볼보트럭은 한국에서도 전기트럭을 출시할 예정이다.
로저 알름 볼보트럭 총괄 사장은 “2030년 볼보트럭 판매량의 50%가 전기화된다. 2040년엔 100% 전기화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전기트럭 개발과 보급, 환경 보호에 대한 의지는 너무나도 확고하다”고 말했다.
만트럭은 TGX급 전기 트랙터 모델을 처음 공개했다. 2024년 시장에 완전 양산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수소차 사기 논란으로 오명을 뒤집어썼던 미국의 스타트업 니콜라는 수소 연료전기 트랙터 ‘트레 FCEV’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면서 수소차 생산 계획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상용차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과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들도 ‘재활용 소재 사용’ ‘탄소 저감 기술 적용’ 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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