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일반분양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공사 중단 사태로 재건축 공사비가 1조1000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조합원 1인당 부담도 2억원 가까이 늘 전망이다. 조합은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일반분양가를 올릴 계획이다. 부동산업계는 조합 구상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전용면적 59㎡ 분양가도 9억원 이상으로 책정,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할 것으로 봤다.
◇‘사업 지연’ 둔촌주공 공사비 1.1조원 증가…조합원 1인당 부담 약 2억원 ↑
21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지난 8일 조합에 공사비 증액 4조3677억여원을 요청했다. 이는 종전 공사비 약 3조2000억원 대비 1조1677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증액분 상당수는 공사 지연에 따른 손실분이다. 시공사업단이 제출한 손실 비용을 살펴보면 △분양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3643억원 △재착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3617억원 △조합 요청 설계 변경에 따른 추가 공사비 1253억원 △공사 기간 연장에 따른 손실 금액 1124억원 등이다.
공사비 증액에 따라 조합원 부담도 늘 전망이다. 둔촌주공 전체 조합원이 약 6100명인 것을 고려하면 1인당 공사비 추가 부담액은 약 2억원이다. 다만 최종 공사비는 한국부동산원 검증 이후 확정될 예정이다. 조합은 지난 16일 부동산원에 공사비 증액 검증을 요청했고, 그 결과는 약 두 달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당 2억원에 가까운 공사비 증액으로 일각에서는 둔촌주공 재건축이 다시 난항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조합원 대부분이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공사 재개를 원하고 있어 시공사업단의 공사비 증액 요청은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의 종전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크게 대립하며, 지난 4월 15일(공정률 52%) 이후 공사가 중단됐다. 넉 달 가까이 끌어온 갈등은 지난달 11일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최종 합의하면서 공사 재개를 위한 절차를 현재 진행 중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강동구 둔촌1동 170-1번지 일대에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임대 1046가구 포함)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재건축으로 불린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원 검증 과정에서 공사비가 다소 줄 가능성이 크다”라며 “향후 관리처분총회에서 개인별 분담금 등이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분양가 올려 조합원 부담 줄일 것…전용 59㎡ 9억원 넘을 듯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정상화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면서 시장의 관심사는 분양 시기와 일반분양가다. 분양 시기는 10월 공사 재개 이후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는 종전 시장 예상치(3.3㎡당 평균 3400만원)보다 오를 가능성이 높다. 조합 측은 공사비 증액에 따른 조합원 부담을 일반분양가 상승으로 상쇄할 계획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다. 올해 초 분양가 산정을 위한 택지비 감정 결과 ㎡당 1860만원으로 책정됐다. 조합의 요청 ㎡당 2020만원보다 160만원 낮아진 수준으로, 일반분양가 추정치는 3.3㎡당 평균 3400만원 수준으로 전망됐다.
업계는 분양가상한제 구성 요소인 기본형건축비 오른 데다 공사비마저 4조원대로 상승하면서, 분양가는 3.3㎡당 3700만원 이상으로 결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평균 분양가가 3700만원 이상으로 결정되면 전용 59㎡ 분양가는 9억원 이상으로 책정,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전용 59㎡는 둔촌주공 일반분양 물량의 절반 이상인 2725가구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둔촌주공 분양을 기다린 청약 대기자가 상당하다”라면서 “공사 중단 등으로 분양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전용 59㎡도 9억원이 넘을 것”이라며 “중도금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조달이 청약의 핵심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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