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업용 전기요금도 누진제 적용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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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의 60%적용, 주택용보다 저렴
한전 적자 35조… “쓰는 만큼 더 내야”
50대 기업 1분기 약 2조 싸게 사용
철강-반도체 등 기업들은 우려 반응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 주택용처럼 누진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에너지 수입 가격 급등으로 한국전력 영업적자가 약 3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들에 요금을 더 많이 물리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려는 목적도 있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기 대용량 사용자에 대해 전기요금을 차등해 적용하는 부분을 검토 중”이라며 “변화 폭이나 기간을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 중이며 이를 시뮬레이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전기를 많이 사용할수록 요금단가를 높이는 것이다.

한전에 따르면 산업용 전력 소비량은 전체의 53.8%에 달한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 판매단가는 kWh(킬로와트시)당 105.48원으로 주택용(109.16원)보다 낮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원가의 약 60%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50대 대기업들이 올 1분기(1∼3월)에만 원가보다 1조8000억 원 싸게 전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태풍 침수 피해로 비상등이 켜진 철강업계에선 산업용 전기요금 누진제 적용이 ‘엎친 데 겹친 격’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고로나 전기로를 24시간 돌려야 하는 철강업계는 전기 사용량이 가장 많은 업종이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 전기를 많이 쓰는 다른 업종의 기업들도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올 4분기(10∼12월) 전기요금에서 연료비 조정단가 상한 폭을 기존 5원에서 10원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 차관은 “현재 상한 폭 5원은 너무 낮아 적어도 10원은 돼야 한다는 게 산업부의 판단”이라며 “물가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산업용 전기요금#누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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