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이 나와도 20~30평대처럼 ‘급매’는 보기 힘들어요. 호가도 여전하고요. 매수 문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예전과 비교해도 크게 줄진 않은 것 같습니다.”(서초구 A 공인중개업소 대표)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가파른 가운데 전용면적 135㎡ 초과 ‘초대형’ 아파트값은 여전히 상승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업계는 똘똘한 한 채 선호로 수요가 견고한데다 다른 면적 대비 급매가 훨씬 적어 가격대가 무너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용 135㎡ 초과 매매지수는 103.7을 기록했다. 1주 전보다 0.1포인트(p) 하락했으나,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0.2p 상승한 수준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규모별 매매지수 변동폭은 초대형만 유일하게 올랐다. 낙폭은 소형일수록 컸다.
면적별 매매지수 변동폭은 △전용 40㎡ 이하 -2p △전용 40㎡ 초과~60㎡ 이하 -1.7p △전용 60㎡ 초과~85㎡ 이하 -1.2p △전용 85㎡ 초과~102㎡ 이하 -0.4p △전용 102㎡ 초과~135㎡ -0.5p △전용 135㎡ 초과 0.2p 등을 기록했다.
강북권보다는 강남권 초대형 아파트 상승세가 컸다. 강북권역의 초대형 아파트는 올해 0.2p 하락한 것과 달리 강남권은 0.4p 상승했다. 강남권에서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속한 동남권의 경우 0.5p 올랐다.
서초·강남구 일대 주요 아파트 초대형은 가격 상승세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는 지난 7월 84억원(22층)에 거래,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3월 거래보다 4억원 상승했으며, 지난해 10월 최고가 거래보다는 10억원 이상 오른 수준이다. 재건축 역시 마찬가지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 196㎡도 지난 7월 80억원(6층) 신고가에 거래됐다.
업계는 탄탄한 수요와 제한적인 공급을 초대형 아파트 강세 배경으로 꼽았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최근 10개월째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매수자 우위’ 상황이다. 하지만 초대형 아파트는 여전히 매도자 우위라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용산구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기본적으로 초대형 아파트는 쏟아질 수 있는 매물이 적다”라면서 “수요층도 많지 않지만, 매물이 나오질 않다보니 뚜렷한 가격 하락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흐름인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초대형 아파트 수요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아파트 시장은 애초 대출 규제와는 상관이 없는 ‘그들만의 리그’”라면서 “보유세 부담에 다주택을 처분하고 한 채에 집중하는 수요가 가세하면서 초대형 아파트 몸값은 더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