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쌀값 안정화 도모를 위해 이달 중으로 수확기 대책을 조기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정부는 10월 초중순쯤 수확기 대책을 발표해왔으나 내달 초 신곡 가격 첫 조사와 쌀값 안정 효과 등을 고려해 선제적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21일)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쌀 산업 동향 및 쌀값 안정 방안 정책간담회를 통해 9월 중 수확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수확기 대책에는 추가 격리 대책도 포함될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올해 생산·수확한 물량인 신곡에 대한 대책을 이야기 할 예정”이라며 “다만 구곡도 포함해야 된다는 의견 등도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검토 대책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쌀값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3차례의 시장격리에도 불구하고 산지쌀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앞서 농식품부는 △1차(2월) 14만4000톤 △2차(5월) 12만6000톤 △3차(8월) 10만톤 등 총 37만톤을 시장에서 분리한 바 있다. 역대 최다 격리량을 기록한 2017년과 같은 양을 격리했음에도 가격 하락은 이어지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실제 산지쌀값은 15일 기준 20kg에 4만725원으로 전년 동기(5만4228원) 대비 24.9% 하락했다. 이같은 쌀값의 하락률은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내놓은 1977년 이후 45년만에 가장 컸다.
이처럼 쌀값이 하락하는 것은 쌀 생산량 감소보다 소비량이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구조적인 공급과잉 문제를 낳아서다. 최근 10년 평균 쌀 생산량 감소율은 0.7%인데 비해 1인당 소비량 감소율은 2.2%에 달한다.
식습관의 변화도 쌀 소비 감소를 가속화 했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쌀보다는 밀 등 기타 곡물류의 섭취가 늘어났고,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간편식을 선호하는 등의 이유로 쌀 소비는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올해 선제적인 수확기 대책을 통해 쌀값 안정화를 도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대체 작물 생산 확대 등 벼 재배감축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세대별·가구형태별·성별 소비 트렌드 분석을 통한 맞춤형 소비 촉진 추진과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한 쌀 중심의 식습관 형성을 위한 식문화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논에 벼 대신 가루쌀·콩·밀 등 대체 작물 재배시 직불금(전략작물직불제)을 지원해 벼 재배면적 감축과 대체 작물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 예산안에도 이모작, 가루쌀·논콩 등 직불금 지원에 720억원의 예산이 편성되어 있다.
가루쌀의 경우는 생산단지 조성, 품종 육성, 가공 제품 개발(R&D) 지원 등을 통해 가루쌀 산업 활성화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2026년까지 밥쌀의 재배면적 중 4만2000ha(헥타르)를 가루쌀 재배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쌀 20만톤의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품종의 특성을 보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정책 추진과 유통 체계의 판로를 만들어 가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가능성을 보고 추진하면 (감축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