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사업체의 회생·파산으로 밀린 전기요금을 주식으로 취득한 경우가 6년 새 2.7배 늘었다. 문제는 이들 주식의 가치가 33%가량 하락하면서 한전의 재정손실이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취득가액이 높은 상위 10개 기업 중에는 취득액 대비 90%까지 가격이 폭락한 곳도 있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채권확보용 출자전환 주식 보유현황’에 따르면 한전이 보유 중인 출자전환 주식 업체 수는 2017년 152곳에서 2022년 6월 기준 407곳으로 2.7배 증가했다.
이 같은 출자전환 주식은 투자목적이 아닌 채무자 회생·파산에 따라 법원의 인가결정으로 취득한 것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152곳이던 출자전환 주식 업체 수는 2018년 190곳, 2019년 235곳, 2020년 296곳, 2021년 388곳, 2022년 407곳으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인 2020년과 2021년에는 전년 대비 각각 61곳, 92곳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이 전기요금을 미납한 407개 업체로부터 전기요금 대신 지급받은 주식의 취득가액은 133억7300만원이었다. 하지만 현재 해당 주식가치는 89억7700만원(지난 6월 기준)으로, 43억9600만원(-33%)의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득가액이 높은 상위 10개 기업의 가치하락 비율은 평균 14.4%다. 이중 ㈜ASA전주의 경우 6억9700만원에 취득했는데, 현재가는 699만원까지 떨어졌다.
취득 당시 2억4700만원이던 ㈜선진파워테크 주식가치도 현재 3200만원으로 무려 87%나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일영 의원은 “공공기관의 부실관리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면서 “전기료 대신 받은 주식이 적절한 가격에 매각될 수 있도록 한전의 보다 세심한 조치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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