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전기요금 체납으로 전기가 끊긴 가구 중 약 11%만 에너지바우처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 복지행정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더불어민주당 김경만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에 32만1600가구가 전기요금 체납으로 단전을 겪었다. 이 중 3만4963가구(10.9%)만 에너지바우처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전 가구 중 에너지바우처를 이용한 가구의 비율은 2018년 6.8%에서 2019년 14.1%로 늘었으나, 2020년 12.7%, 지난해 11.9%로 줄어드는 양상이다.
에너지바우처는 취약계층에 지급하는 전기, 도시가스, 등유, 액화석유가스(LPG), 연탄 등의 구매 이용권이다. 정부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수급자에게만 지급하던 에너지바우처를 올해 한시적으로 주거급여와 교육급여 수급자에도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액도 4인 가족 기준 34만7000원으로 기존보다 13만7500원 늘렸다. 하지만 정작 단전을 겪는 취약계층의 에너지바우처 이용률은 저조한 셈이다. 정부는 2014년 서울 송파구 세 모녀 사망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 발굴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단전, 단수 등 위기정보를 파악하고 있다.
올해 LNG 수급 불안으로 가스요금이 크게 올라 겨울철을 앞두고 에너지바우처 이용률을 시급히 높여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바우처는 본인 외 가족이나 담당 공무원이 대신 신청할 수 있지만 신청자별 통계조차 아직 없다. 김 의원은 “현재 단전 가구에 대한 에너지바우처 신청 안내 절차나 관련 규정이 없다”며 “제도 존재 자체를 몰라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관련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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