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5원 오른(원화 가치는 내린) 1409.7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400원을 넘어선 건 2009년 3월 20일(1412.5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최근 정부와 외환당국은 공식 구두개입에 이어 직접 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는 실개입에도 나섰지만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400원 선이 무너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남은 두 차례(11, 12월) 회의에서 1.25%P 더 올려 기준금리가 올해 말 연 4.5%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공급망이 일부 복원됐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내려오고 있지 않다”며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4번째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자이언트스텝의 악몽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공포가 퍼지면서 ‘강달러’ 압력은 더 커졌다. 이날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1 선을 넘어 20년 만에 가장 높이 올랐다. 2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24년 만에 처음으로 장 중 달러 당 145엔을 넘어 일본 재무성은 달러화를 내다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법 의지에 의문 남기며 되풀이 되는 스토킹 범죄
서울경찰청은 19일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신당역 스토킹 살해범’ 전주환(31·구속)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전주환은 14일 오후9시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입사동기인 역무원 A씨(28)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주환은 이번 사건과 별개로 2018년 음란물을 유포해 경찰 조사를 받고 두 차례 처벌받았음에도 같은 해 서울교통공사에 문제없이 입사했다. 피해자를 협박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가 기각된 전씨는 지난해 10월 직위 해제됐는데 그로부터 1년 가까이 휴가 중인 직원이라고 속여 서울교통공사의 내부망에 접속 동료 직원이었던 피해자의 근무지와 근무일정 등 구체적인 동선을 파악했고 사내 회계프로그램으로 집 주소까지 알아냈다고 한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으로 처벌 받은 판결 156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사법당국으로부터 접근 및 연락금지 명령을 받은 가해자 57명 중 3명만 범행을 멈춘 것으로 밝혀졌다. 가해자의 5.3%만 피해자에게서 100m 이내로 접근하지 않거나 전화 걸기나 문자 보내기를 중단한 것이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가해자가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피해자를 괴롭히는 것이 스토킹 범죄의 특징이다. 그런데 현행 제도는 가해자는 그대로 두고, 신변보호 요청을 한 일부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해 위급 상황 시 경찰을 호출하게 하고 있다. 스마트워치 오류나 경찰의 늑장 출동으로 피해자가 보복 범죄를 당하는 허점이 드러났다. 미국과 프랑스, 스페인에서는 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한다. 대법원과 대한변호사협회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하는 조건부 석방제도 도입에 찬성했다. 대법원은 20일 “신당역 사건처럼 불행한 일이 더 발생하지 않도록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입장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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