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삼성·애플 신제품 전략…플립4 vs 아이폰14 승자는?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1일 0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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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애플이 한국에서도 ‘아이폰14’ 사전예약을 시작하면서 국내 시장의 맹주 삼성전자와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매해 아이폰 신작이 출시되는 가을·겨울은 애플의 점유율이 급등하는 경향이 강했다. 올해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제품 전략이 ‘극과 극’으로 갈라지면서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전날부터 공식 홈페이지, 애플스토어 앱, 통신사, 공인 리셀러 등을 통해 아이폰14 시리즈(일반·플러스·프로·프로맥스)의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사전 예약 첫날부터 ‘프로 대란’ 시작?…애플 공홈·통신사·커머스 모두 품절 행렬

국내 출시 전부터 예고됐던 ‘프로 대란’이 사전 예약 첫날부터 시작된 모양새다. 애플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형과 플러스 모델의 경우 정식 출시일인 10월7일부터 나흘 안에 제품이 배송되지만, 프로와 프로 맥스는 배송 기간이 약 3~4주 가량 걸린다고 안내했다.

이동통신업계도 프로와 프로 맥스의 인기가 역대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4는 전작 대비 예약 반응이 좋고, 초기 물량도 많은 편이나 프로형 모델의 인기가 높다 보니 물량 부족 사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이통사가 판매 중인 프로와 프로 맥스의 일부 모델·색상은 품절된 상황이고, 프로형 쏠림 현상이 심한 만큼 남은 물량도 빠르게 동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추가 입고의 경우 애플의 공급 상황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기에 정확하게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쿠팡, 11번가, G마켓, 옥션 등 아이폰14 자급제 폰 사전예약을 시작한 커머스 채널에서도 프로형 모델만 대부분 품절된 상태다.

“혁신은 프로만” 차등화 전략 발목 잡았나…‘최대 24만원’ 공시지원금도 아쉬워

이같은 ‘프로 쏠림’ 현상은 한국 뿐만 아니라 앞서 출시된 국가에서도 유사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폰14의 전체적인 수요는 기대에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나, 프로형 모델의 수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애플의 일부 협력업체는 생산 라인을 기본형에서 프로형 모델로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펀치홀·다이내믹 아일랜드·A16 바이오닉 칩·4800만 화소 카메라·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AOD) 등 ‘혁신’이라 할만한 신기능들이 기본형이 아닌 프로형에만 탑재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통 3사의 공시지원금도 전작과 같이 ‘짠물’ 지원금이라는 점도 아이폰14의 약점으로 여겨진다. 이통 3사는 아이폰14의 공시지원금을 5만원~24만원으로 예고한 상황이다. 이통사별로는 SK텔레콤 7만4000원~13만7000원, KT 5만원~24만원, LG유플러스 8만7000원~22만9000원 수준이다.

원달러 고환율이 이어지며 아이폰14 시리즈의 출고가가 다소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던 만큼 부실한 지원금에 대한 아쉬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 ‘1020 공략’ 플립4로 맞설 듯…출시 한 달 만에 ‘반값폰’된 플립4

애플보다 약 2달 앞서 하반기 신제품을 공개한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4’를 아이폰14의 대항마로 내세우고 있다. 아이폰은 1020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끄는 경향이 강한데, 폴더블폰 형제인 폴드의 경우 젊은 층보다는 3040대 직장인층을 주로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플립4는 비스포크 에디션·커버 스크린 위젯 등을 활용한 ‘폰꾸(폰꾸미기)’가 보다 강화됐고, ‘플렉스캠’과 같은 셀피 기능을 추가하는 등 젊은 층이 선호할 만한 요소들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프로 대란, 짠물 공시지원금이 애플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안방 시장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물량 공세’를 무기로 삼은 모양새다.

플립·폴드4의 공시지원금은 아이폰14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8월 이통 3사는 4세대 폴더블폰 2종의 공시지원금을 5만6000원~65만원 수준으로 정한 바 있다. 이통사별로는 SK텔레콤 28만원~52만원, KT 15만6000원~65만원, LG유플러스 28만원~50만원 등이었다.

더욱이 SK텔레콤과 KT는 아이폰14의 국내 출시 직전인 지난 23일 플립4(512GB)의 공시지원금을 상향했다. SK텔레콤은 모든 요금제에서 공시지원금을 10만원씩 상향(38만원~62만원)했고, KT는 월 8만원 요금제 공시지원금을 8만원(45만원→53만원), 월 10만원 요금제 가입 시에는 5만원(55만원→60만원) 인상했다. 플립4 512GB 모델의 출고가가 147만4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반값폰’에 가까워진 셈이다.

더욱이 이번 공시지원금 상향은 통신사가 아닌 제조사 삼성전자가 부담하는 판매장려금이 늘어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14 출시에 견제구를 던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77%, 애플이 22% 수준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이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삼성전자가 꽉 잡고 있다. 경쟁관계에 있는 양사의 신제품이 출시 초기부터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안방 지키기’와 애플의 ‘적진 공략’이 보다 흥미롭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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