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연중 최저점을 갈아 치우면서 삼성전자 주식 20조 원가량을 사들인 ‘개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가 ‘4만전자’(주가 4만 원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월 30일 장중 5만18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최근 1년간 최저가)를 경신한 뒤 5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7만8600원)와 비교해 32% 이상 급락했으며 9월 들어서만 10% 하락한 수준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반등을 기대하며 9월 한 달에만 삼선전자 보통주를 1조9410억 원어치 사들였다. 올 들어 순매수 규모는 18조333억 원에 이른다. 우선주(1조8356억 원)까지 더하면 올해 순매수액은 19조8690억 원으로, 개인이 사들인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의 63% 이상이 삼성전자에 쏠려 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도 6월 말 현재 592만2693명으로 올 들어서만 85만6342명 급증했다.
기대와 달리 주가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삼성전자를 사들인 개미들은 평균 18.86%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개인투자자의 올해 평균 매수 단가(6만5443원)와 9월 30일 종가(5만3100원)를 비교한 것이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등에는 ‘5만전자로 내려온 뒤 쳐다보지도 않는다’, ‘물타기도 지쳤다’는 투자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주가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업황 둔화 등이 겹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7~9월)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5월 17조3212억 원에서 현재 11조9226억 원으로 4개월 새 30% 넘게 줄었다.
증권사들도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외국계인 노무라증권은 최근 목표 주가를 7만6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골드만삭스는 8만5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낮췄다. 하이투자증권은 ‘4만전자’ 전망도 내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7배로 과거 경제 위기 때의 평균보다 낮다”며 “역사적 최저점(0.94배)까지 하락하면 주가는 4만63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이후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재고가 크게 늘어난 만큼 내년 생산이 하향 조정돼 재고 소진을 유도할 것”이라며 “주가가 업황 악화를 선반영한 만큼 추가 하락의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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