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법정 유의사항 꼼꼼히 챙겨야… 당일 아침 경매사건 취하되기도
입찰보증금 수표 준비하면 편리… 입찰표 2부 이상 받는 게 안전
금액 잘못 써서 보증금 날리기도
적다가 실수하면 새 입찰표 받아야 1~7월 몰수 입찰보증금 309억 원
경매 초보자 A 씨는 최근 상가 경매를 받기 위해 입찰에 참여했다가 입찰보증금 5000만 원을 날렸다. 입찰금액란에 5억 원을 적어야 하는데 ‘0’ 하나를 더 붙여 50억 원으로 잘못 쓴 것이다. A 씨는 결국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입찰보증금만 잃었다. 경매에 뛰어든 지 얼마 되지 않은 B 씨는 입찰표 작성 때 수정테이프를 활용했다가 입찰 무효 판정을 받았다. 수정이 필요할 때는 새로운 입찰표를 다시 받아 작성해야 하는데 이를 몰랐던 것이다.
경매법정 현장에 가보면 안타까운 사연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입찰 금액을 잘못 적어 입찰보증금을 날리기도 하고, 권리분석을 잘못해 터무니없는 입찰 금액을 써내기도 한다. 올 1∼7월 경매법정에서 몰수된 입찰보증금만 총 309억 원(1710건)이다. 건당 평균 1800만 원이 몰수된 셈이다. 경매 초보자들이 겪을 수 있는 황당한 실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매 고수들도 항상 경매법정에서는 긴장하며 입찰에 참여한다. 경매법정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아본다.
법원경매 입찰일에는 적어도 경매가 시작되기 10분 전 미리 도착해 차분하게 준비해야 한다. 관할 법원 내 경매법정에 도착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게시판에 붙은 그날의 물건 목록을 살피는 일이다. 간혹 당일 아침에도 개별 경매사건이 취하되거나 매각기일이 변경되는 일이 발생한다.
다음은 집행관이 전달하는 주의사항을 들은 뒤 입찰표와 입찰봉투를 받아둔다. 입찰표는 잘못 작성했을 때를 대비해서 2부 이상 받아두는 것이 안전하다. 집행관이 고지한 제출 마감 시간이 지나면 입찰표를 받아주지 않으므로 꼭 시간을 엄수해야 한다.
본인이 직접 입찰하는 경우에는 신분증과 도장 그리고 입찰보증금을 지참해야 한다. 신분증은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도 가능하고, 도장은 인감도장일 필요는 없다. 대리인이 입찰에 참여할 경우에는 대리인의 신분증과 도장, 본인의 인감이 날인된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갖춰야 한다.
입찰보증금은 최저매각가격의 10%다. 예를 들어 입찰하고자 하는 부동산 최저가격이 3억 원이라면, 3000만 원이 입찰보증금이다. 최고가를 써내 낙찰자가 된다면 정해진 기간 안에 입찰보증금을 제외한 나머지 잔금을 납부하면 된다. 만약 잔금을 납부하지 못할 경우에는 입찰 시 제출했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입찰보증금은 현금이나 수표 둘 다 가능하지만, 편의를 위해 법원 내 은행에서 수표 1장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입찰표 작성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금액을 적는 난이다. 입찰 금액 작성은 한글이 아닌 단위마다 정해진 칸 안에 숫자로 기입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단위를 밀려 쓰는 실수가 잦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입찰 가격을 잘못 작성했다면 반드시 새로운 입찰표에 다시 써야 한다. 사선을 긋고 다시 쓴다든지 덧칠하거나 수정 테이프 등을 사용할 경우에는 입찰무효가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입찰표 작성에서의 실수 외에도 권리분석을 잘못하거나 대출 규제로 인한 자금계획 차질 등으로 낙찰 후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부동산 경매시장은 시세보다 싸게 살 기회가 있지만, 사소한 실수나 잘못된 판단으로 오히려 돈을 잃을 수도 있는 시장인 만큼 철저한 계획과 연습 후에 도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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