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외 첫 수출국으로 한국 선택
보조금 적용땐 4000만원대 중반
204마력에 최대주행거리 405km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지난달 16일 서울 광진구 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출시 행사를 연 ID.4(사진)에 대해 정의한 말이다. 프리미엄을 무조건 지향하기보다는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기능을 중심으로 설계해 가격 부담을 낮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유럽 외 국가 중 한국을 ID.4의 첫 번째 수출국으로 선택했다”고 했다.
그룹의 전략 차종인 ID.4의 흥행을 위해 폭스바겐코리아는 국내 판매가를 5490만 원으로 책정했다. 국고 보조금(651만 원)과 지자체별 보조금을 받으면 4000만 원대 중반으로 구매할 수 있어 고객 부담을 줄였다.
최근 ID.4를 타고 서울 광진구 비스타워커힐에서 경기 가평군 클라우드힐까지 약 120km 거리를 왕복했다. 기존의 국내 폭스바겐 라인업은 티구안, 골프, 아테온, 파사트GT 등 경유차 일색이었다. 새롭게 추가된 이 전기차는 동력장치는 달라졌지만 ‘모두를 위한’이라는 폭스바겐코리아의 지향점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듯했다.
‘특출하다’고 느껴질 만한 건 없어도 그렇다고 모자란 것도 없는 전기차의 정석과도 같은 모델이었다. ID.4는 운전자가 장거리와 도심 주행을 할 때 전기차에 바라는 성능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ID.4의 최고 출력은 150kW(204마력), 최대 토크는 310Nm로 동급인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기아 EV6보다 약간 떨어지지만 도심이나 비탈길에서도 부족함 없는 힘을 발휘했다. 탄탄한 하체에 핸들링 또한 독일 차 특유의 단단함을 갖추고 있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405km로 도심 밖 장거리를 운전하는 데에도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소비자들의 관심은 높은 편이다. 출시 전부터 3500여 명이 폭스바겐 딜러사를 통해 계약 문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의 영향으로 폭스바겐코리아가 본사로부터 확보한 ID.4의 올해 초도 물량은 1300대에 그친다.
ID.4는 5000만 원대에 주로 판매되는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과 테슬라가 장악한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ID.4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지 주목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전기차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향후 신차 라인업을 앞세워 자존심을 회복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