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로 불어나면서 8월 경상수지가 30억5000만 달러 적자 전환했다. 2년4개월래 최대폭 적자다. 이에 따라 한은 전망치인 연간 370억 달러 경상 흑자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8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전년동월대비 104억9000만 달러 감소해 30억5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지난 4월(-8000만 달러) 이후 4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적자폭도 2020년 4월(-40억2000만 달러) 이후 2년 4개월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4월 외국인 배당 지급,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무역 적자 등의 영향으로 2020년 4월(-40억2000만 달러) 이후 2년 만에 적자를 보였다가 5월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왔으나 흑자폭은 매달 줄어드는 추세다.
올 1~8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25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69억 달러) 대비 흑자 규모는343억8000만 달러나 줄었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8월 상품수지는 전년동월대비 104억8000만 달러 감소하면서 44억5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로 전월 적자폭(-14억3000만 달러) 보다 확대됐다.
8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41억 달러(7.7%) 늘어난 572억8000만 달러를 기록해 22개월 연속 증가했다. 증가폭도 전달(6.4)에 비해 소폭 늘었다. 수출 증가폭은 6월부터 한 자릿 수를 보이고 있다.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대중국 수출 부진의 영향이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이 111.8% 뛴 가운데, 승용차(38.2%), 화공품(3.2%)가 증가세를 보인 반면 반도체는 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원자재 수입이 급증하고 자본재, 소비재 등도 확대되면서 145억8000만 달러(30.9%) 늘어난 617억3000만 달러로 집계돼 20개월 연속 늘었다. 전달(21.1%) 보다도 증가폭이 확대됐다. 석탄(132.3.0%), 가스(117.1%), 원유(73.5%), 화공품(17.8%) 등 원자재 수입이 36.1% 증가한 가운데, 자본재는 16.4%, 소비재는 28.2% 늘었다.
경상수지가 적자 전환한 것은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수입 증가 속도가 수출 증가 속도보다 빨라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로 적자를 보인 영향이다. 8월 무역수지는 94억9000만 달러 적자 적자를 보이는 등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8월 통관기준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6.6% 증가한 566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28.2% 증가한 661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류를 제외하면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14.0% 증가했다. 에너지류를 제외해도 수입 증가 속도가 더 가팔랐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가 적자 전환한 것은 지난 8월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단가 상승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빠르게 늘면서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폭으로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며 “지식재산권 사용료 지급 증가 등으로 서비스수지가 적자 전환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22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배당수입 증가 등으로 1년 전(6억4000만 달러)과 비교해 흑자폭이 16억 달러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13억9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내 1년 전(1000만달러) 보다 흑자폭이 13억8000만 달러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는 7000만 달러 적자로 1년 전과 같았다.
지식재산권 사용료 지급 증가 등으로 8월 서비스수지는 전년동월 대비 16억2000만 달러 감소하면서 7억70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나 2개월만에 적자 전환했다. 운송수지는 12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흑자폭이 1억1000만 달러 축소됐다. 수출화물운임이 하락세를 보인 영향이다. 대표적 해운 운임지수인 8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년동월대비 19.4% 하락했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9억7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적자폭이 3억6000만 달러 확대됐다.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년동월대비 14억8000만 달러 감소해 12억 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국내 대기업의 특허권 사용료 지급 증가 등에 기인한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6억1000만 달러 감소 전환했다. 지난해 4월(-17억6000만 달러) 이후 16개월만이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국제유가 하락 등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으로 25억9000만 달러 늘면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 중 주식투자는 29억5000만 달러 증가해 올 1월(15억7000만 달러) 이후 7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고, 채권투자는 3억7000만 달러 줄어 2020년 12월(-6억6000만 달러) 이후 20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관망세를 보이면서 6억1000만 달러 늘면서 2020년 4월 이후 29개월 연속 증가했다. 증가폭은 지난달(34억4000만 달러)보다 큰 폭 축소됐다. 이 중 주식은 일반정부를 중심으로 4000만 달러 증가해 2019년 9월 이후 36개월 연속 늘었다. 증가폭은 지난달(23억40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채권은 5억6000만 달러 증가해 3개월 연속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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