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고강도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공식 발표한 가운데 정부는 8일 “우리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전반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미측과 협의를 통해 현재 중국 내에서 운영 중인 한국 공장의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미국이 필요한 장비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7일(현지시간) 특정 첨단 컴퓨팅 반도체 및 수퍼컴퓨터용 반도체칩 등에 대한 제한적 수출 통제 및 특정한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새 수출 통제 방침을 발표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쓰이는 반도체칩 수출을 제한하고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를 판매하는 행위를 사실상 금지했다.
산업부는 우선 반도체의 첨단 컴퓨팅 칩의 경우 해당 기술기준의 칩은 국내 생산이 없는 만큼, 단기적 영향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AI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등의 제한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사양의 수퍼컴퓨터에 사용되는 제품에 대한 수출 통제와 관련해선 FDPR(해외직접제품규칙)이 적용되는 통제품목이 광범위하나, 수출통제 대상이 되는 수퍼컴퓨터가 극소수에 불과해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반도체 장비 부분에서도 중국 내 우리 기업에 대한 공급은 큰 지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산업부는 “중국에서 가동 중인 SK 우시공장, 삼성 시안공장 등은 중국 기업과는 달리 ‘사안별 검토대상’으로 분류되어 장비 공급에 큰 지장은 없을 전망”이라며 “다만, 미국 수출통제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번 수출통제 조치와 관련해서는 미측으로부터 사전 정보공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그동안 양국 정부간 협의를 통해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우리 업계와도 긴밀히 소통했다”고 밝혔다.
한미간 협의 결과, 중국 내 한국 반도체 공장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해 미측은 별도의 예외적인 허가절차를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현재 운영 중인 공장의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필요한 장비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기로 했다.
또 중국 내 한국 공장 업그레이드와 관련해 한국 기업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명확하고 투명한 방안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한미 양측은 이번 조치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이슈를 검토하기 위해 산업부와 美 상무부간 한-미 공급망·산업대화(SCCD) 산하 수출통제 워킹그룹을 정례 협의채널로 활용키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오는 13일 개최 예정인 미 상무부 설명회, 60일 의견수렴 절차 등에 적극 참여해 우리 업계의 의견을 추가 개진하고 관련 규정에 대한 유권해석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또 조속한 시일 내 ‘한-미 수출통제 워킹그룹’을 개최해 기업 애로사항 등을 집중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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