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대 그룹 시가총액 307조 증발…카카오그룹 63%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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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0월 9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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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2.7.28/뉴스1 ⓒ News1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2.7.28/뉴스1 ⓒ News1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합산)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집단’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300조원 넘게 증발했다.

주가 하락세가 가파른 카카오그룹과 네이버는 시총이 반토막 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종가 기준 국내 시총 상위 30대 기업집단의 시총은 총 1331조원으로 지난해 말(1638조원) 대비 307조원(18.7%)이 감소했다.

시총 순위는 그룹별 상장기업 시총을 합산한 순위로 우선주는 포함되지 않았다.

◇반도체 수요 악화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타격

전체 감소분 중에서는 시총 1위인 삼성그룹이 151조원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삼성은 시총이 670조원에서 519조원으로 줄었다.

그룹사별로 보면 삼성전자 시총이 467조원에서 336조원으로 131조원(28.1%)이 사라졌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매크로(거시경제) 악화와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IT(정보기술) 수요 감소로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달 30일 장중에는 주가가 5만18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현재 5만6200원까지 회복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디램(DRAM)과 낸드(NAND) 등 반도체 수요 감소로 실적 부진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시총 감소세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이 매출액 76조원과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기준)를 1조원 넘게 하회했다.

SK그룹(3위)도 시총이 211조원에서 137조원으로 74조원(35.1%)이 줄었다. 삼성에 이어 전체 시총 감소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두 번째로 컸다.

SK에서는 SK하이닉스가 시총이 95조원에서 66조원으로 29조원이 사라진 점이 영향을 크게 미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11조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8조원) SK이노베이션(-7조원) 등도 시총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사태 진정에 따른 백신 수요 감소로 주가 하방 압박이 커지고 있으며,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가 상승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커져 실적 악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그룹 올해만 시총 69조 빠져…네이버 6→9위로 추락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2022.10.7/뉴스1 ⓒ News1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2022.10.7/뉴스1 ⓒ News1
카카오그룹(5위)은 올해 들어 시총이 109조원에서 40조원으로 69조원(63.3%)이 증발했다. 30대 그룹 중에서 시총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카카오는 50조원에서 23조원으로, 카카오뱅크는 28조원에서 9조원, 카카오페이는 23조원에서 5조원, 카카오게임즈는 7조원에서 3조원으로 각각 쪼그라들었다.

네 종목 모두 지난 7일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카카오그룹주는 최근 들어 부진이 더 심해지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외국계 증권사인 씨티증권에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해 투자심리 악화가 더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하루에만 주가가 14.41% 하락했다.

씨티증권은 “분기별 영업이익 감소가 202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알리페이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위험)도 주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62조원으로 기업집단 시총 6위였던 네이버는 26조원으로 36조원(58.1%)이 감소하며 순위가 9위로 밀렸다.

네이버는 최근 북미 최대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인 포쉬마크(Poshmark)를 16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여파로 주가가 급락했다.

또 씨티증권이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 32만원에서 17만원으로 크게 낮추고, JP모건도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한 보고서를 내면서 외국인 이탈이 가팔라지고 있다.

이 밖에 현대자동차그룹(4위)도 129조원에서 109조원으로 20조원이 감소했고, 셀트리온(6위·-6조원) 포스코(7위·-4조원) 롯데(10위·-2조원) 두산(12위·-5조원) 한진(16위·-4조원) 등도 시총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LG엔솔 상장에 LG 시총 증가…조선·태양광 강세

지난 1월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 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지난 1월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 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반면 30대 그룹 가운데 LG(2위) 현대중공업(8위) 영풍(14위) 케이티앤지(KT&G·15위) 케이티(KT·17위) 등 5곳은 시총이 증가했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상장으로 시총이 120조원에서 207조원으로 87조원이 증가했다. LG엔솔 상장 효과로 시총 순위도 지난해 말 4위에서 SK와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다만 LG엔솔 시총(113조원)을 제외할 경우 그룹 시총은 94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6조원이 감소한 셈이 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3조원) 현대미포조선(+1조원) 현대에너지솔루션(+5000억원) 현대일렉트릭(+3000억원)에 힘입어 그룹 시총이 25조원에서 29조원으로 4조원(16.0%) 증가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수주 물량 증가에 따른 실적 기대에 주가가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태양광 시장 성장 기대에 시총 증가율이 187%에 달했다.

영풍은 고려아연(+2조원)이 시총이 크게 증가하면서 그룹 시총이 12조원에서 14조원으로 2조원이 늘었고, 케이티는 KT(+1조원) 효과로 그룹 시총이 10조원에서 11조원으로 1조원이 증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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