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2년 전보다 전세가가 떨어진 단지가 늘고 있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5563채 규모 대단지 아파트인 리센츠에서는 최근 전용면적 84m² 전세 매물이 12억 원대에 나오고 있다. 2020년 8월 말 계약갱신요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이 도입돼 전세가가 14억 원까지 올랐는데 최근 이보다 2억 원가량 하락한 것이다.
인근의 5678채 규모 대단지인 송파구 잠실동 엘스 전용 84m²의 전세 물건 시세는 11억∼12억 원 수준이다. 2년 전 최고 12억∼14억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던 집주인이 세입자와 재계약하는 경우 1억 원 이상의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뜻이다.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 전세 수요가 줄고 매물이 증가하는 만큼 전셋값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6만7044건으로 한 달 전 5만7014건 대비 17.6% 늘었다. 이 중 마포구는 한 달 전 2187건에서 현재 3120건으로 42.8% 증가했고 강북구는 같은 기간 496건에서 682건으로 37.5% 늘었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하락으로 집주인이 전세 재계약을 하면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逆)전세난’으로 세입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집주인이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투자자인 경우 세입자와 분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세입자는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만큼 집주인에게 이자를 요구하는 방식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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