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 등에 공공기관 임직원 등 최소 7000여 명의 최근 5년간 열차 탑승 정보를 요구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11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레일과 SR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20일 코레일에 7131명, SR에 4426명의 조회 대상자를 전달하고 탑승 기록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37만649건, SR는 42만8518건의 탑승 기록을 감사원에 냈다. 특히 코레일은 감사원에 탑승 승객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탑승일자, 출발지, 출발 시각 및 도착 시각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자료를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정보까지 당사자의 동의 없이 수집돼 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보통 공공기관 임원이나 과장급 이상이라도 임원들은 3년 정도 근무하는데, 5년 치 자료 요청은 누가 봐도 민간인 신분의 기간까지 요청한 것이란 합리적 의심을 안 할 수 없다”며 “누가 봐도 민간인 사찰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의 요청이 공공기관장의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해 사퇴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의 행태는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에게 노골적으로 사퇴 압박을 가하고자 하는 걸로 보일 수밖에 없다”며 “(21일 열리는) 종합감사에서 감사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의원도 “(코레일 등은) 전임 문재인 정권 장·차관이나 청와대 주요 인사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가 있었는지, 누구인지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코레일이 감사원 공문을 접수하고 통상적인 절차로 답변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며 “제출 명단에 민간인이 있다면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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