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처럼 그랜저도 업데이트한다”… 현대차그룹, 전 차종 소프트웨어車 대전환

  • 동아경제
  • 입력 2022년 10월 13일 00시 28분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 미래를 열다’ 행사 개최
2025년까지 전 차장 무선 업데이트 적용
소프트웨어 중심 완전히 새로운 車 경험 구현
부품 공용화·설계 효율화로 수익 극대화
소프트웨어 강화에 18조 원 투자
박정국 사장 “SW 혁신으로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로 전환해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의 문을 연다. 소프트웨어로 연결된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의 자유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12일 공식 동영상 공유 채널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술과 비전을 발표하는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Unlock the Software Age)’ 행사를 열었다.

2025년부터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모든 현대차그룹 차는 구입 이후에도 성능과 기능이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항상 최신 상태를 유지하는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상 차종은 전기 뿐 아니라 내연기관차도 포함된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지속 진화하는 자동차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차량 주요 기능과 성능을 소비자 취향에 따라 조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내년에는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 플랫폼과 통합제어기,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Over-the-Air) 기능을 기본 적용한다.

SDV 체제 전환 과정에서 전 세계 현대차그룹 커넥티드 카 서비스 가입 차량은 올해 말 기준 1000만대에서 2025년 2000만대 규모로 증가가 예상된다고 현대차그룹은 밝혔다. 누적된 커넥티드 카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구독 등 고객마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통한 신규 서비스 창출과 쇼핑, 레저, 숙박 등 이종 산업 제휴도 추진한다.

또한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를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와 로지스틱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용 디바이스와 솔루션 개발에도 나선다. 향후 하나의 계정만으로 항공모빌리티(AAM, Advanced Air Mobility)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로보택시, 로봇 등이 연동되는 생태계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개발 체제로 기업 구조를 전환하면서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품과 모듈 공용화, 설계 효율화, 다양한 서비스 출시 및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추가 투자 여력 확보와 상품성 강화, 신사업 발굴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융합하고 모빌리티 기술 역량을 고도화, 내재화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력 강화에 총 18조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박정국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새로운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서고 이동 경험을 새롭게 하도록 차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겠다”며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제품과 비즈니스를 전환해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공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기능 집중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어기를 통합해 SDV 전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DV 개발을 위해 공용화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차량에 적용하고 이에 따라 기획고 설계, 제조 등 일련의 양산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또한 플랫폼 공용화는 개발 복잡도를 낮춰 SDV 기술 신뢰도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M과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S를 적용한 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eM은 모든 전기 승용차 차급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현행 전기차 대비 50% 이상 개선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레벨3 이상을 목표로 한다. eS는 스케이트보드 형태 구조를 갖춰 배달과 배송, 차량호출 등 기업 간 거래(B2B)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eM과 eS 플랫폼은 그룹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 체계 하에 개발된다. IMA는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화하고 모듈화한 개발 체계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개별 전기차 모델마다 별도 사양이 반영되는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차급별로 유연하게 적용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동차 제어기 통합도 추진하고 있다. 차량 제어기를 4가지 기능 영역으로 각각 통합시킨 ‘기능 집중형 아키텍처(Domain Centralized Architecture)’를 개발하고 제어기의 수를 크게 줄여 나갈 예정이다. 기존에는 차량 각 가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제어기의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모두 개별적으로 수정해야 했는데 제어기를 통합하면 이를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궁극적으로 급변하는 시장과 고객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제품 경쟁력 개선을 기대한다.

통합제어기에 최적화된 고사양 커넥티드 카 운영체제 ccOS(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ccOS는 모든 제어기에 공용으로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고도의 컴퓨팅 파워를 통해 하드웨어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커넥티드 카가 생성하는 대량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AI) 컴퓨팅 선도 기업인 엔비디아(NVIDIA)와 협업해 고성능 정보처리 반도체인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드웨어를 ccOS에 탑재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그래픽 인지 및 처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엔비디아 드라이브는 빠른 속도로 대용량의 데이터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2015년 엔비디아와 기술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커넥티드 카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완성된 ccOS는 자율주행을 위한 각종 센서 데이터의 빠른 처리에도 기여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기반 3세대 통합제어기를 선행 개발 중이라고 한다. 방열과 소음 개선, 비용 효율화 등을 목표로 개발 중인데 이를 통해 레벨3 자율주행 기능 양산 확대 적용은 물론 레벨4 이상 기술 수준에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차그룹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 설립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래 모빌리티와 로지스틱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용 디바이스와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자체 개발 모빌리티 디바이스는 소비자에게 익숙한 스마트폰 생태계와 연결되도록 만들어질 예정이다.

박정국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우수한 하드웨어 기술 위에 최적화된 전용 소프트웨어 기술을 더하고 적용 영역을 확대하면서 보다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과 함께하는 고객들은 보다 풍요로운 삶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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