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실적 전망, 14년만에 최대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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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PC출하량 20년만에 최저 등
경기침체-미중 갈등 겹쳐 수요 급감
“인텔, 곧 수천명 감원할 것” 관측도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뚜렷한 침체기를 맞고 있다. 세계 경기 둔화로 수요가 크게 준 데다 미중 갈등까지 겹쳐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세계적 반도체 업체 인텔이 이르면 이달 말 수천 명 감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표적인 미국 반도체 주가 지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속한 30개 반도체 기업 순이익 전망치가 최근 석 달 새 16% 하향 조정됐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 기업 엔비디아, 반도체 종합기업 인텔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비교적 경기 영향을 덜 받던 애플이 아이폰14 증산 계획을 철회할 만큼 전자기기 수요 감소가 반도체 기업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5% 급감했다. 가트너가 시장조사를 시작한 지 20년 만에 최저치다.

올 들어 이미 42% 급감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14년 만에 최악의 연간 수익률을 나타냈다. 여기에 중국 반도체 산업을 고사시키려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및 장비의 대중(對中) 수출 통제로 인해 반도체 기업은 세계 주요 시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미국 수출 통제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11일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는 폭락해 하루 동안 시가총액 2400억 달러(약 344조 원)가 증발했다.

블룸버그는 인텔이 이르면 27일로 예정된 실적 발표를 전후해 수천 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텔의 직원 수는 지난해 7월 기준 11만3700명이다. 인텔은 올해 초부터 채용도 동결해 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에 경기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온다고 해도 아주 가벼운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미국 경기 침체’를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실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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