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에…최대 20조 원 규모 ‘채안펀드’ 재가동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6일 13시 38분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긴축 여파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최대 2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 재가동 검토에 들어갔다. 10조 원 규모의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를 비롯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대내외적 상황이 금융시장의 과도한 충격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과 미국 물가 지표 악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자 채안펀드의 재가동을 검토하고 나섰다.

채안펀드는 회사채와 우량기업 기업어음(CP), 금융채 등을 사들여 기업들의 돈 가뭄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10조 원 규모로 처음 조성된 이후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 과정에서 최대 20조 원 규모로 다시 조성됐다.

채안펀드가 재가동되면 기존에 모여 있던 1조6000억 원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매입을 우선 재개하고, 부족할 경우 산업은행을 비롯한 은행, 증권사 등이 추가 출자하는 재약정을 거치게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시장의 펀더멘털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보지만,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시장이 언제든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미리 안전망을 준비 해놓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채안펀드 재가동을 검토하는 것은 금리 급등으로 회사채 시장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 발행 규모는 5조3440억 원으로 올해 들어 최저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7% 급감했다. 특히 최근 강원도가 채무 보증 의무 이행을 거부하면서 발생한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여파로 채권 투자기관 사이의 불안심리는 더욱 커진 상태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증시 안정을 위해 조성하는 10조 원 수준의 증안펀드도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이달 중 가동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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