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장중 1440원 재돌파…연고점 위협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17일 16시 13분


미국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넘어섰으나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1430원대에서 마감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28.5원) 보다 6.8원 오른 1435.3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12.4원 오른 1440.9원에 개장해, 장 초반 1441.4원까지 상단을 높이며 지난달 28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442.2원)을 위협했다.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11거래일 만이다. 연고점 돌파를 앞두고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에 따른 달러 매도 물량 출현, 유로화, 위안화 등 기타 통화 강세로 상승폭 일부를 되돌리며 1440원대 아래에서 마감했다.

전 거래일 113선을 돌파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소폭 하락했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2시 26분 현재 달러인덱스는 0.29% 하락한 112.98선에서 등락중이다. 장중 유로화와 파운드화 등이 달러화 대비 소폭 강세로 돌아서면서 달러 약세로 이어졌다.

장 초반 투자자들은 14일(현지시간) 발표된 기대인플레이션에 주목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5.1%로 전월(4.7%)보다 크게 높아졌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2.7%에서 2.9%로 상승했다. 이로 인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도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을 더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지면서 11월, 12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11월, 12월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99.4%, 66.7%로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각각 81.1%, 23.4% 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11,12월 모두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 5연속 자이언트스텝이 된다. 연말 금리도 상단 기준 4.75%가 된다.

미 9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0%를 기록하며 예상치(0.2%)를 하회했고, 자동차 및 가스를 제외한 소매판매 수치는 전월비 0.3% 기록해 예상치(0.4%)를 하회했다. 10월 소비심리지수는 시장 전망치(58.8)을 상회한 59.8을 나타냈으나 기대지수는 56.5로 전월대비 둔화했다.

정부의 외환시장 수급 개선 방안은 달러화 수급 안정에 힘을 보탰다. 기획재정부는 내년에 시행 예정이던 외국인의 국채 투자에 대한 이자·양도소득세 비과세 조치를 3개월 앞당겨 이날부터 조기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채권 투자자금이 국내에 유입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뉴욕 증시는 급락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3.89포인트(1.34%) 내린 2만9634.83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6.84포인트(2.37%) 밀린 3583.0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27.76포인트(3.08%) 떨어진 1만321.39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속 자이언트 스텝 우려에 전장 대비 1.85% 오른 4.023%로 마감해 4%를 돌파했다. 장 중 4%를 돌파했다가 다시 낮아진 적은 있지만 마감 기준으로도 4%를 넘은 건 2008년 10월 14일(4.081%)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전장 대비 0.68% 오른 4.495%에 거래됐다. 2년물 금리도 4.5%에 육박한 수준까지 뛰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 반등에 달러화와 미 국채금리가 재차 급등하면서 11, 12월 연속적 0.7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이 유입되며 달러가 반등했다”며 “이로 인해 위험선호 통화인 원화의 약세폭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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