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충격에… 신용대출 중도 상환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8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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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금리가 올해 들어 급격히 상승하면서 수수료를 내고서라도 신용대출을 중도에 상환하는 대출자가 크게 늘어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뉴시스
대출 금리가 올해 들어 급격히 상승하면서 수수료를 내고서라도 신용대출을 중도에 상환하는 대출자가 크게 늘어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뉴시스

올 들어 수수료를 내고서라도 신용대출을 중도 상환하는 대출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자 대출자들이 비교적 쉽게 갚을 수 있는 신용대출부터 줄여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8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중도 상환 건수는 33만7408건으로 집계됐다.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건수(34만170건)와 비슷한 규모의 중도 상환이 이뤄졌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올 들어 매달 4만2176건의 신용대출이 중도 상환된 셈이다. 지난해 월평균(2만8347건)과 비교해 48.8% 급증한 규모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연간 중도 상환 건수는 50만 건을 넘어 최근 5년 내 최대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신용대출 중도 상환이 급증한 것은 올 들어 대출 금리가 급격히 오르자 대출자들이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교적 상환이 쉬운 빚부터 갚아나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아 금리 인상의 충격을 더 받는다.

또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액수가 적고 수수료율도 낮은 편이라 중도 상환을 할 수 있는 여력이 큰 편이다. 은행권의 신용대출 중도 상환 수수료율은 0.6~0.8% 수준으로 1%가 넘는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낮다.

주택담보대출 중도 상환 규모는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1~8월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도 상환 건수는 16만1230건으로 지난해(27만2979건)의 59.1%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구입이라는 목적이 뚜렷한 데다 대출액 자체가 커서 중도 상환하기가 쉽지 않다”며 “요즘 같은 금리 인상기엔 고금리인 신용대출부터 우선적으로 갚아나가는 게 유리하다”고 했다.

은행들은 대출 중도 상환에 대해 부과하는 수수료로 5년간 1조1546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과거에 저금리로 받은 대출을 금리 급등 시점에 중도 상환하면 은행은 더 높은 이자율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며 “은행 수익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중도 상환 수수료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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