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미국 혁신 항암제 기업을 인수하며 글로벌 혁신 제약사로의 도약에 나선다.
LG화학은 미국 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사(아베오)의 지분 100%를 5억6600만 달러(약 8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18일 밝혔다. 국내 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처음이다.
아베오는 2002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톤에서 설립돼 임상개발·허가·영업·마케팅 등 항암시장에 특화된 종합 역량을 확보한 기업이다. 2010년 나스닥에 상장했고 지난해 신장암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포티브다’의 FDA 허가를 따낸 뒤 매 분기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베오가 판매 중인 포티브다는 올해 8월 미국항암치료가이드라인의 ‘권고 약제’ 지위를 획득해 신장암 치료제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포티브다 외에도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두경부암 치료제 등 임상개발 단계에 있는 항암 제품을 3개 확보하고 있으며 개발 성공 시 모두 2030년 내에 FDA 승인이 예상된다고 LG화학은 설명했다.
아베오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한 15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증권사 컨센서스 기준 2027년에는 5000억 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포티브다와 면역항암제의 병용 임상 성공 시 치료제의 적용범위가 확장돼 추가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LG화학은 설명했다.
향후 LG화학은 보유 자산 등을 활용해 미국 보스톤 소재 생명과학 자회사에 인수 자금을 출자한 뒤 이곳에서 특수목적법인(SPC)을 신규 설립해 아베오 인수합병을 진행하게 된다. 아베오의 주주총회 과반 승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심의 등 절차가 남아있으며 합병 완료까지는 약 3~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이번 인수를 통해 단기간에 미국에서 항암제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사 차원에서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추진해왔다. 이번 인수로 신약 부문의 항암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글로벌 혁신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2027년 생명과학부문 매출 약 2조 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인수 결정은 LG화학 바이오사업 40여 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정표이자 이 사업이 글로벌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미국 상업화 역량 지속 강화를 통해 현지 매출 확대에 적극 나서는 한편 항암 중심의 미국 임상 및 허가 역량을 한층 높여 글로벌 혁신 제약사 도약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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