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정보의 광장… 다시 일어설 길 찾았어요”
오늘까지 서울 광화문광장서
리스타트 잡페어, 구직자들 몰려
韓총리 “규제 혁신해 일자리 창출”
청년, 경력단절 여성과 신(新)중년까지 다양한 구직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일자리 박람회 ‘2022 리스타트 잡페어’가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막했다.
올해 10회째를 맞이한 이번 박람회는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로 20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근 2년간 온라인으로만 개최하다가 오프라인 행사를 재개하며 구직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다시 일상으로, 다시 일자리로’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온·오프라인 동시로 역대 최대 규모인 134개 기업 및 기관이 152개 부스를 차렸다. 엔데믹 시대에 맞춰 ‘일대일 멘토링관’과 ‘플랫폼 리스타트관’이 신설됐고 △일자리 리스타트관 △공공기관 리스타트관 등이 꾸려졌다. 조혜경 씨(59)는 “정년이 1년밖에 남지 않아 ‘인생 이모작’이 고민이었는데 다양한 일자리 정보를 얻고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이날 오전 11시 열린 개막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 등이 참석했다. 한 총리는 축사를 통해 “저출산과 인구 구조 변화로 산업 생태계가 바뀌는 만큼 새로운 일자리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며 “신산업 육성과 규제 혁신으로 민간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20일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강소기업들이 부스를 새로 열어 직접 채용에 나서고 은행권에서 일대일 취업 상담을 해준다. 일하는 여성을 위한 커리어 성장, 다시 일할 수 있는 비결 등의 강연을 비롯한 풍성한 행사가 이어진다.
잡페어 현장 하루종일 북적 채용 문 앞에서 번번이 좌절 30대… “현실적 조언-따뜻한 위로에 감동” 재취업이 간절한 新중년과 주부… “실무진에 들은 정보로 다시 도전”
대학 졸업 후 서울 도봉구청에서 10개월간 인턴으로 일하는 박주원 씨(26)는 연말에 인턴 기간이 끝난다. 취업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박 씨는 19일 ‘2022 리스타트 잡페어’가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박 씨는 “데이터 직무 관련 일자리를 찾고 있는데 플랫폼 기업관이 별도로 있어 상담을 받았다”며 “급여와 성장성이 높은 유망한 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며 만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리스타트 잡페어가 막을 올린 광화문광장은 새 출발을 꿈꾸는 청년부터 경력보유 여성, 신(新)중년까지 다양한 구직자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나이와 경력의 한계를 뛰어넘은 일자리를 찾아 나선 이들은 모처럼 접한 맞춤형 대면 상담을 통해 “취업 관문을 뚫기 위한 현실적 조언뿐만 아니라 자신감과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 청년 구직자들 “실무 꿀팁에 취업 응원까지 감동”
미국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하고 귀국한 김모 씨(22)는 한국어가 서툰 데다 국내 네트워크가 부족해 구직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김 씨는 “취업 박람회가 내겐 너무 중요한 기회”며 “오늘 만난 인사 담당자들에게서 연락처를 열심히 챙겼다”고 말했다. 정장 차림으로 은행권 부스를 찾은 송용준 씨(24)는 “현직 인사 담당자들에게 실질적 조언을 얻을 수 있어 유익했다”며 “좋을 결과가 있길 바란다는 인사 담당자들의 응원까지 받아 힘을 얻었다”고 했다.
현대백화점 부스를 찾은 김혜빈 씨(30)는 “택배사, 패스트푸드점과 카페 등 20여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신입 채용의 문은 뚫기 어려웠다”며 “실무적인 조언과 함께 따뜻한 위로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력서용 사진 촬영과 메이크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 서울시 청년일자리 체험부스에도 많은 청년 구직자가 몰렸다.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은 한 구직자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일자리 정보뿐만 아니라 서울시의 다양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 신중년도, 주부도 “간절한 마음으로 도전”
올해 20여 년간 다니던 은행을 퇴직한 신모 씨(54)는 재취업을 위한 간절한 마음을 담아 까만 정장에 분홍 넥타이 차림으로 대한상공회의소 부스를 찾았다. 신 씨는 “지난달에만 5곳에서 면접을 봤는데 번번이 떨어졌다”며 “50대가 넘어 재취업이 쉽지 않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실무자를 직접 만나 얻은 정보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모 씨(43)는 10년 정도 사업을 하다가 실패한 뒤 회생절차를 밟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사업을 청산한 뒤 지금은 사회복지 분야 계약직으로 3년째 근무하면서 재취업 기회를 찾고 있다. 이 씨는 “아직 40대라 계속 돈을 벌어야 할 나이인데도 취업시장에서는 매번 나이가 걸림돌이 됐다”며 “정부에서 오래 일할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프랑스어를 가르쳤던 홍모 씨(65·여)는 직업상담사 자격증과 공인중개사 자격증까지 갖췄지만 나이 때문에 새로운 일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홍 씨는 “직접 현장에 나와서 담당자 얼굴 보며 ‘내가 일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열린 채용을 진행하는 다양한 기업의 부스를 찾았다.
○ “열심히 채용” 다짐에 정부 “우리가 열심히”
이날 행사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박람회 부스 구석구석을 돌면서 참가자들의 구직 활동을 살폈다. 10년째 리스타트 잡페어에 참여하며 경력보유 여성, 장애인 등 열린 채용에 앞장서고 있는 스타벅스 부스를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육아로 퇴사했다가 올해 재입사한 서대문역점 한희진 부점장이 내린 커피를 받아들고 직접 ‘파이팅’을 외치면서 격려했다. “열심히 하겠다”는 장수아 스타벅스 인사담당 상무의 발언에 “우리가 열심히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해병대 모병 부스에서는 “해병대 정신은 도전”이라는 소개에 “함께 도전하자”고 독려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고용 훈풍이 광화문 리스타트 잡페어에서 시작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양질의 안정된 일자리야말로 복지이고 성장“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청년과 여성, 신중년을 비롯해 이 시대 약자들이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서비스를 활성화하는 게 국가의 제일 중요한 책무이고 사회 안전망이다. 정부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소기업 직원들이 누리는 혜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관련 직군에서 일자리 미스매칭을 해소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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