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기다렸던 은마아파트 재건축을 이제 시작할 수 있게 돼 속이 뻥 뚫린 느낌이에요. 앞으로 진행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그래도 기대감이라는 게 생겼어요. 다만 당장 집값이 급상승하거나 그런 현상은 없을 것 같아요.”(서울 강남구 소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서울 강남 재건축 상징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정비계획안이 20여년 만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문턱을 넘었다. 이번 은마아파트 도계위 심의 통과로 여의도·목동 등 서울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을 고려할 경우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급등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9일 제11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
지난 1979년 준공한 은마아파트는 28개동·4424가구 규모로 구성됐다. 1990년대 말부터 재건축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03년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구성됐으나 초고층 재건축 계획안이 거듭 서울시로부터 보류되면서 답보 상태였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33개동 총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로 재건축되며 최고 35층 이하(118.4m 이하)로 들어설 예정이다. 건폐율 50% 이하, 상한 용적률 250% 이하가 적용된다. 공공기여를 통해 보차혼용 통로를 만들고 1만3253㎡ 규모의 근린공원과 4081㎡ 규모의 문화공원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은 지난 2017년 도계위에서 보류된 이후 소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5년 만에 재상정된 것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는 “도계위 심의가 통과돼 앞으로 조합설립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서울 강남구 등 정비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 소장은 “강남 재건축에서 상징성을 지닌 은마아파트의 정비사업 계획안이 도계위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일부 지역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송파구나 영등포구 등의 사업 추진 탄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대 집값 자극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강남 소재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에서 정비계획 통과 소식에 일부 매물을 거두거나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급등 등의 현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경기 침체 등의 영향이 크다”고 귀띔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은마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을 추진한 지 거의 20여년 만에 본궤도에 올랐다”면서도 “앞으로도 진행돼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이 남아 있는 데다 최근 부동산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 보면 이번 심의 통과로 집값 자극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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