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며 기업 자금난이 심화되자 금융당국이 1조6000억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즉각 가동하기로 했다. 또 은행 건전성 규제도 완화해 유동성 공급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20일 ‘레고랜드 사태’ 등에 따른 단기자금시장 불안이 전반적인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시장 대응 노력을 강화했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채안펀드 여유재원 1조6000억 원으로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을 직접 매입해 기업들의 돈 가뭄을 막을 방침이다.
채안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10조 원 규모로 조성됐고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20조 원으로 증액됐다. 금융위는 당시 조성된 자금 가운데 남아 있는 1조6000억 원을 늦어도 다음 주 중 투입하고 순차적으로 펀드 자금을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또 이날 금융감독원, 5대 시중은행과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갖고 은행 건전성 규제의 일종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정상화 조치도 유예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로 85%까지 낮췄던 LCR를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면서 현재 92.5%, 내년 초 95%로 끌어올려야 했는데, 내년 6월까지 92.5%를 유지해도 된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최근 LCR 달성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면서 회사채 시장에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감원은 ‘합동 루머 단속반’을 가동해 증권사, 건설사 부도 등 근거 없는 루머를 유포하는 행위를 집중 감시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악성루머를 이용한 시장교란 행위가 적발되면 신속히 수사기관에 넘길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과 관련해서도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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