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프 “美달러 10~15% 더 오를 것… 내년 심각한 침체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1일 03시 00분


세계 경제석학들 경고 이어져

달러화 초강세와 미국 등 각국의 공격적인 긴축이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석학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석좌교수(사진)는 20일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웨비나에서 “미국 달러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정점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10∼15% 정도 더 강세로 갈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신흥국에 미치는 달러 강세의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달러 강세가 추가로 진행될 경우 신흥국과 취약국들은 심각한 경제적 역경에 직면할 수 있다”며 “한국도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금리 인상과 달러 초강세에 잘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책적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고프 교수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이 2023년 심각한 침체에 빠질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며 세계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했다. 로고프 교수는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쳤는데, 이제는 반대로 금리를 너무 급하게 올려서 경기 침체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각국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과 또 다른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16일(현지 시간) 타임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높은 수준의 부채가 쌓인 상태로 1970년과 2008년을 섞어놓은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이할 것”이라며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스태그플레이션적 채무 위기(Stagflationary Debt Crisis)’가 10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공과 민간 영역의 채무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이 가계와 기업, 금융기관, 정부를 파산으로 인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도 10일 기자회견에서 강달러 현상에 따른 신흥국의 자본 유출과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세계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연준 등 중앙은행의 공격적 긴축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다. 미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14일 국제금융협회(IIF) 총회에서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두고 너무 오래 기다렸다”고 비판하면서도 “그러나 연준이 침체를 우려해 긴축을 피하려 한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고프#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달러 강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