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서울 강남구의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정규직으로 근무 중인 손모 씨(35)는 지난해 부인과 함께 화장품 제조사를 창업했다. 코로나 재택근무로 생긴 여유시간을 활용해 부업에 나선 것. 최근 야근이나 회식이 줄어 퇴근 후에도 짬짬이 시간을 내고 있다. 손 씨는 “회사에서 받는 월급만으로 집을 사고 노후를 설계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부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본업 외에 부업에 나서는 이가 늘고 있다. 동아일보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취업자(2838만9000명) 중 부업이 있다고 답한 이는 6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기준 역대 최대로, 1년 전보다 3만3000명(5.8%) 늘어난 규모다. 부업 인구는 지난해 6월부터 16개월 연속 동월 기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 유행 후 재택근무가 본격화되고,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온라인 플랫폼이 활발해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30대 상용직 종사자 중 부업 인구는 4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4000명 늘었다. 30대 상용직 중 부업 인구는 올 6월부터 4개월째 지난해보다 늘었다. 재택근무로 시간 여유가 생긴 젊은 직장인들이 부업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코로나 이후 배달 플랫폼을 통해 파트타임 일자리를 구하는 이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본업 업종 중에선 건설업 종사자의 부업 참여가 1년 새 1만2000명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 건설 원자재 값 폭등으로 건설경기가 악화되면서 부업을 찾는 이가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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