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너무 뛰네…뉴욕 증시 털썩[딥다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1일 07시 48분


역시 지금 증시에서 중요한 건 실적보다는 연준(Fed)이었습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는데요. 다우지수는 -0.3%, 나스닥 -0.61%, S&P500 -0.8%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시장이 주목한 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었습니다. “우리는 당분간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다. 솔직히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작업의 진전이 없어 실망스럽다. (현재 3~3.25%인 기준금리가) 올해 말까지 4%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장 초반 오름세를 보였던 뉴욕증시는 이 발언이 나온 뒤 방향을 틀었습니다. 대신 국채 금리는 상승.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한때 4.241%까지 치솟았는데요. 10년물 금리가 4.2%를 넘은 건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55%에서 4.608%로 올랐는데, 이건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이고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꺾여야 증시가 반등한다는데. 언제나… 게티이미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꺾여야 증시가 반등한다는데. 언제나… 게티이미지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투자자들이 매우 주목하는 지표인데요. 일단 주택담보대출부터 기업대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격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고요. 동시에 연준 통화정책의 방향을 미리 보여주는 신호 역할도 합니다. 보통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몇 달 전부터 10년물 금리가 먼저 정점을 찍고 떨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로이홀드그룹의 제임스 폴슨 수석투자전략가는 “주식시장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할 때가 아니라, 10년물 국채금리가 깜빡일 때가 바닥이다”라고 설명하죠.

따라서 10년물 금리가 그만 오르고 방향을 틀어야 증시엔 좋은 신호가 될 텐데요. 지금처럼 이렇게 무섭게 금리가 올라서는 투자심리가 살아나기가 어려운 겁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왼쪽)가 20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남편 휴 오리어리. 런던=AP 뉴시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왼쪽)가 20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남편 휴 오리어리. 런던=AP 뉴시스
한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20일 사임을 발표했는데요. 취임 44일 만입니다. 영국 역사상 최단임 총리의 기록을 새로 썼죠. 그가 물러났다고 해서 딱히 금융시장이 크게 반등하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이날 영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아주 소폭(0.07%포인트) 올랐는데요. “재정 정책의 유턴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 이것(총리 사임)은 시장 판도를 바꾸는 게임은 아니다”(라보뱅크의 린 그라함 테일러 전략가)라는 해설입니다. 오히려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는 건데요.

영국의 새 총리는 빠르면 다음주 월요일인 24일 확정될 거라는군요. 보수당 의원 1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후보 등록을 할 수 있는데, 만약 그 자격을 갖춘 사람이 1명뿐이면 그 사람이 바로 차기 총리가 된다고 합니다(보수당 의원은 총 357명).

기업실적에, 국채 시장에, 영국 정치까지. 들여다 봐야할 뉴스가 많아 바쁜 한주였는데요. 다음주엔 미국 빅테크들-25일 알파벳, 26일 MS와 메타, 27일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By. 딥다이브

*이 기사는 21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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