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재건축 대명사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20여년 만에 재건축 사업 본궤도에 오르면서 시공권을 가진 삼성물산과 GS건설에 관심이 쏠린다. 두 건설사의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가 20년이 흐른 만큼 시장 일각에서는 시공사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9일 제11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
1979년 준공한 은마아파트는 1988년부터 재건축 사업을 시작했으나 세 차례의 안전진단 탈락, 주민 이견, 정비계획 수립 좌초, 초고층 계획안 불허 등으로 20년이 한참 지난 최근까지도 사업 답보 상태를 보였다.
오세훈 시장 당선 이후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급물살을 탔고 드디어 도계위를 통과, 재건축 사업이 23년 만에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4424가구(상가 조합원 398명 제외)를 35층 높이 5778가구로 다시 짓는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내년 상반기까지 조합설립 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삼성물산과 LG건설(현 GS건설)은 2002년 7월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지금과 달리 추진위원회 설립 전에도 시공사 선정이 가능했다. 현재는 사업시행인가 이후에 시공사 선정이 가능하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 정상화로 삼성물산과 GS건설의 시공권 유지 움직임도 예상된다. 두 건설사는 최근 올해 반기보고서까지 수주 현황에 은마아파트 재건축을 명시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GS건설은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2000년 수주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은 최근 사업보고서 수주 현황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정비업계 일각에서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공사 선정 이후 20년 이상 흐른 만큼 추가적인 협의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 시공사 교체 목소리가 제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사업 입찰에서 삼성물산의 불참, GS건설의 우회안 제시 등 역시 시공권 유지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GS건설은 향후 사업 추진 현황을 살피며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조합 설립 이후에나 사업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도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측과 협의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논의는 조합 설립 이후에 본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인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은마 재건축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그리고 향후 인허가 등 남은 절차와 걸림돌도 상당하다”라며 “재건축 사업 완공 시기를 가늠하기는 아직 많이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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