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레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차환 발행에 실패했다. 금리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커지자 국내 대형 건설사가 보증하는 우량 사업장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BNK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오는 28일 만기가 돌아오는 둔촌주공 PF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차환에 실패했다. ABSTB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사채의 일종으로 보통 3개월 이하로 발행된다. 이번에 증권사들은 기존 사업비 7000억 원에 추가로 1250억 원을 더해 총 8250억 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시도했지만 투자자를 구하지 못했다.
앞서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올해 8월 NH농협은행 등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대주단에 7000억 원의 조합 사업비 대출 만기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조합은 시공단의 보증을 받아 ABSTB(만기 66일)를 발행해 사업비 대출을 대주단에 상환했다. 이때 발행한 ABSTB 만기가 오는 28일이어서 차환 발행에 나선건데 투자자 모집에 실패한 것이다.
조합에 보증을 선 시공단은 자체 자금으로 7000억 원을 마련해 ABSTB 투자자에게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건설사별 보증액은 사업 지분에 따라 현대건설 1960억 원, HDC현대산업개발 1750억 원, 대우건설 1645억 원, 롯데건설 1645억 원이다. 롯데건설이 이번 주 2000억 원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도 둔촌주공 PF 차환 실패에 대비한 자금 확보를 위해서였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대출 만기일인 28일까지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시도해본 뒤 여건이 되지 않으면 시공단이 사업비를 상환할 예정”이라고 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조합 집행부와 시공단의 갈등으로 약 6개월 간 공사가 중단됐다가 지난 17일 공사가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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